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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치킨집 잠복근무’ 실제 있나… 경찰에 물어보니

기사입력 | 2019-02-09 12:55

“옛날 생각난다” 반응 다수…요즘은 추적이 먼저
“춥고, 배고프고, 지루한 싸움”…위험 상황도 다수
“치킨집 창업은 영화적 과장, 경찰 그만둬야 가능”


“내가 지금 경찰이 아니거든, (뭔데 니?) 닭집 아저씨.”(영화 ‘극한직업’ 대사 중)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극한직업’에는 치킨집을 인수한 마약반 경찰들이 나온다. 이 영화는 치킨집 맞은편 건물에 있는 마약 조직의 아지트를 소탕하기 위해 ’낮에는 치킨장사, 밤에는 잠복근무‘를 모토로 분투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지금 닭장사 하는거야”라고 경찰의 정체성을 되새기면서도 “180도 기름에 데이고 칼에 베이며” 치킨을 튀기고,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고 주문 전화를 받는 영화 속 경찰들의 모습에 진짜 경찰들은 “옛날 생각 난다”며 웃었다.

9일 일선서 경찰들에 따르면 잠복근무는 폐쇄회로(CC) TV나 차량 블랙박스가 보편화 되기 이전에 주로 쓰이던 방식이다.

“옛날에는 CCTV가 별로 없어서 한 번 도주하면 잡기 힘들기 때문에 잠복을 많이 했죠. 2008년인가, CCTV가 많이 설치된 이후로는 범인 검거가 좀 쉬워지면서 잠복근무를 할 필요가 좀 줄게 됐어요.”(강력계 A계장)

“옛날엔 무식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요즘은 CC TV나 휴대전화, 카드 사용처 등을 바탕으로 용의자 소재 추적을 먼저 해요. 이동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죠. 확실하다 싶으면 잠복을 하는거죠. 잠복은 최종단계입니다.”(강력팀 B팀장)

잠복은 범인과의 길고 지루한 싸움이라는 게 일선 경찰의 설명이다.

“대부분 차에서 기다리는데, 시동을 켜면 걸리잖아요? 추우니까 깡통에 촛불을 넣어서 켠 적도 있어요. 아주 춥고 지루하죠.”(강력팀 C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 마저 쉽지 않다. 짧게는 사나흘, 길게는 일주일씩 이어지는 잠복에도 식사는 빵, 도시락 등으로 대충 해결한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호랑이 굴로 가는 일인 만큼 위험한 상황도 상당수다.

“신창원이 탈옥 했을 때 6명 일당 중 1명을 잡으려고 그 측근 집에서 잠복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 수사본부가 차려지고 경찰이 다 동원이 됐죠. 아무래도 위험해요. 신창원도 차에 식칼을 두 개나 가지고 있었어요.”(B팀장)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었다. “잡아야 되니까.”(B팀장)

강력팀 근무 경력만 20여년에 달하는 강력계 D계장은 2011년 잠복근무로 살인미수 혐의의 조선족을 검거한 경험을 떠올렸다.

“통화내역 추적하니 천안에 사는 친구랑 통화한 이후로 전원이 꺼졌더라고요. 사흘 간 친구 집 앞에서 잠복했는데, 나오질 않았어요. 함부로 문을 따고 집에 들어갈 순 없었죠. 자해 위험이 있으니까요. 친구를 겨우 설득해서 집에 들어가 잡았죠.”

다만 치킨집을 차리는 것은 재미를 위한 영화적 과장이라는 지적이다. 신문 배달원이나 택배 기사, 홍보물 배포 아르바이트 정도가 잠복근무 중인 경찰들이 위장하는 직업이다.

“치킨집을 차리려면 경찰을 때려치워야 가능하죠. 일이 많은데 잠복만 할 수 있겠습니까?”(강력팀 E형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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