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NC 선수단이 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레이드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NC 제공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후끈
각 구단 신인들 대거 포함
롯데 서준원·SK 김창평 등
즉시 전력감 키우기 공 들여

선수들 자율훈련 기량 연마
구단별 10억원 안팎 투입
“부상없이 훈련 가장 중요”
한해 농사 기반다지기 총력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개 구단은 지난 1일부터 미국, 호주, 대만, 일본 등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SK(미국 플로리다)를 비롯해 LG(호주)와 롯데(대만) 등은 쾌적한 훈련 여건이 보장된 1차 캠프지에서 선수단의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일본 오키나와에 2차 캠프를 차린다. 삼성과 한화, KIA는 일본 오키나와에 머무르고 NC와 키움, KT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담금질을 진행한다. 두산은 오키나와에서 1차 캠프를, 이어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가 2차 실전 훈련을 쌓는다. 구단별로 스프링캠프에 투입되는 금액은 10억 원 안팎. ‘가을야구’라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다.

10개 구단은 설 연휴 기간에도 들뜨지 않고 일정을 차분하게 소화했다. 대부분의 구단은 설 연휴 잠시 짬을 내 화합을 다졌고 이내 훈련에 매진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1차 캠프를 차린 SK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수가 특별한 명절 행사 대신 훈련을 더하겠다면서 연습장에 나왔다”면서 “선의의 경쟁으로 인해 캠프 분위기는 초반부터 뜨거워졌다”고 귀띔했다. 물론 설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설날 떡국을 먹고, 전통놀이를 즐기면서 화합을 다졌다. 그리고 다시 글러브를 끼고 방망이를 쥐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베이징 키즈’로 불리는 10대들이 주목받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이 우승하며 야구열풍이 불었고, 이때 야구를 시작한 당시 초교 1∼3학년을 베이징 키즈로 부른다.

19세 동갑내기인 롯데 투수 서준원과 SK 내야수 김창평, 한화 내야수 변우혁과 노시환 등은 특히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0㎞의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은 올해 롯데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상문 감독은 “서준원은 성장 가능성이 큰 기대주”라며 “특히 투지와 각오가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변우혁과 노시환은 세대교체가 필요한 한화의 1, 3루에 힘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화 선수단이 6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구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한화 제공

지난해까진 스프링캠프에서 신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한 부상 위험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가 최근 2년간 고졸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고졸 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올해 스프링캠프에 고졸 루키를 대거 동반, 인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자율 훈련’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한화와 SK, KT, NC 등은 오전 전체 훈련 일정을 소화한 뒤 나머지 시간은 선수들이 알아서 스케줄을 짜고 움직이는 방식을 도입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 도입된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SK는 검은색과 노란색 등 컬러볼을 마련해 훈련에 투입했다. 선구안 향상을 위해서다. 공의 색깔에 따라 정해진 사인이 나오고, 선수들은 타석에서 이를 구별해 타격한다.

한화는 홈 송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공사장에서 쓰는 콘(원뿔 모양의 차단 설비)을 세워 놓고 이를 맞추는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훈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수가 콘을 맞추면 곧바로 펑고 훈련에서 제외된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인기가 높았던 배드민턴 라켓은 대표적인 전지훈련 필수품이 됐다. 배드민턴 서브 동작은 투수의 투구 동작과 비슷하기에 팔 자세를 교정하고 릴리스포인트를 찾는 데 효과적이다.

가장 신경 쓰는 건 부상 방지다. 스프링캠프에서 다치면 선수나 팀에게 치명적인 손해. 이 때문에 10개 구단은 팀 훈련의 강도를 서서히 높이면서 체력을 보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