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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고현정 열연 불구
‘조들호2’ 시청률 5% 고전
작년 ‘추리의 여왕2’도 저조
빈약한 스토리·연출력 도마에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들이 통 힘을 못쓰고 있다. 성공한 전작의 후광을 입었지만 부실한 스토리로 외면받으며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설을 되풀이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조들호2·사진)은 시청률 5% 안팎을 전전하고 있다. 2016년 방송돼 최고 시청률 17.3%를 기록했던 전편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조들호2’는 전편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박신양에 고현정까지 합세했으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배우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지만 전편에 비해 듬성듬성해진 이야기와 지루한 연출력이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박신양은 허리디스크 이상으로 왼쪽 다리에 마비가 와 23일 긴급 수술을 받았다. ‘조들호2’는 그의 회복기간을 고려해 2주간 결방된다. 그사이 설연휴가 있다지만 드라마는 연속적인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생채기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방송된 KBS 2TV ‘추리의 여왕 시즌2’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2017년 방송된 시즌1보다 시청률이 크게 하락하고 대중의 반응도 미지근했다. SBS가 2015∼2016년 선보였던 ‘미세스캅’ 시리즈 역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열망이 강한 상황 속에서도 이 드라마들의 3편 제작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는 케이블 시즌제 드라마와는 다소 다른 흐름이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회 신인 배우들을 기용했지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OCN ‘보이스’ 시리즈도 호평 일색이었다.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의 박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 시즌제 드라마는 사전제작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며 산업을 부흥할 대안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즌제가 일반화된 미국 드라마의 경우 수많은 창작자들이 붙은 ‘집단 작가제’로 움직이는 반면 한국은 몇몇 작가에게 의존하는 행태로 인해 이야기를 확장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중견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케이블채널 시즌제 드라마가 전편의 주인공의 이름값에 기대기보다는 참신한 이야기 발굴에 주력한 반면, 지상파의 경우 주연 배우들을 잡는데 지나치게 힘을 쏟는 사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졌다”며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아무리 유명한 시리즈물이라 하더라도 재미없으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