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체육계 성폭력 등 인권침해 근절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범정부대책 마련 방침

지도자 비위행위 징계 강화
학생선수 6만3000명 대상
피해 여부 전수조사도 검토

정부는 체육계 성폭력 피해 폭로와 관련,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별 경기단체 등록 유무와 관계없이 전체 초·중·고의 학생 선수 6만3000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성폭력 인권침해 조사 대상에는 폭행, 협박, 성폭력, 부당 행위 전반이 포함된다. 또 체육 단체, 협회, 구단 등의 사용자나 종사자가 사건을 은폐·축소한 것으로 드러나면 최대 징역형까지 처벌을 추진한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경찰청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체육분야 성폭력 등 인권침해 근절대책 향후 추진방향 및 일정’을 발표했다. 1주일새 잇따라 터진 빙상(쇼트트랙), 유도, 태권도 등의 체육계 성폭력 피해에 대해 관련 부처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여가부, 문체부, 교육부 등 3개 부처 차관, 담당국장으로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고 문체부는 장기적인 체육계 쇄신방안 등 근본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며 “2월 중 범정부 차원의 ‘체육 분야 성폭력 인권침해 근절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가부 등은 2월까지 전문가 간담회,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앞서 이달 25일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우선 문체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 전수조사 대상에 교육부의 협조를 얻어 경기단체에 포함되지 않은 전체 학생 선수까지 모두를 포함해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성적 지상주의 및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방식 등 체육 분야 구조개선을 포함한 쇄신방안을 찾기로 했다. 여가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의 사건 은폐·축소에 대한 처벌 및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 당국은 학교 운동부 운영 점검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학교운동부 지도자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학교운동부 지도자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절차 개선, 자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사이버, 법률전문가를 보강한 전문수사팀을 꾸려 엄정 수사에 나선다. 여가부는 또 체육 단체에 대한 재발방지 컨설팅을 하는 한편, 문체부와 체육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체육 분야 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하기로 했다.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는 여성긴급전화(지역번호+1366)와 전국 성폭력피해상담소,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상담을 안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익명상담창구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