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1시 조별리그 2차전
국제 경험 적지만 패기 돋보여
벤투 “2연승으로 16강 확정”

한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파트너는 키르기스스탄이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키르기스스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필리핀을 1-0으로 이겼기에 키르기스스탄을 꺾으면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대표팀이 크게 앞선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키르기스스탄은 91위. 중앙아시아에 자리한 키르기스스탄은 축구변방에 속하며 필리핀, 예멘과 함께 이번에 아시안컵 본선에 데뷔했다.

키르기스스탄은 국제무대 경험이 적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A매치 40경기 이상 출전자가 없다. 한국과는 첫 번째 A매치다. 23세 이하가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첫 번째 대결을 펼쳤고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키르기스스탄은 중국과의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선제골을 집어넣고도 어이없는 실책으로 2점을 내주면서 자멸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수비 허점을 드러냈고 특히 골키퍼가 불안했다. 키르기스스탄의 골키퍼 파벨 마티아시는 195㎝의 장신이지만, 공중볼 처리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마티아시는 중국과의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5분 어이없는 실수로 동점골을 헌납했다. 자책골. 마티아시는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 뜬 공을 막기 위해 팔을 휘둘렀지만 그의 손에 맞은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마티아시는 또 후반 33분 역습을 꾀하는 중국의 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오다 주춤거렸고, 공과 공격수를 모두 놓쳐 역전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키르기스스탄은 전력에서 뒤지지만, 초반부터 거세게 중국을 몰아붙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전반 42분 아흐디린 이슬라이로프가 중거리슛으로 키르기스스탄의 아시안컵 1호 골 주인공이 됐다.

키르기스스탄은 체력, 스피드가 돋보였고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전개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비 라인은 장신으로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번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했지만 키르기스스탄은 결코 만만하게 여길 상대가 아니다.

물론 키르기스스탄이 중국과의 1차전처럼 2차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대표팀이 골을 사냥할 기회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은 승점이 없기에 2차전에서 승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키르기스스탄이 필리핀처럼 수비에 치중하더라도 우리 스타일대로 밀고 나간다면 조별리그 통과를 조기에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어떤 전술을 펼치든 그에 맞는 공략법을 찾겠다”면서 “손흥민이 없는 2차전에서도 키르기스스탄을 꺾겠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