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 개인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던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18일 일산화탄소(CO) 누출로 추정되는 사고로 참변(慘變)을 당한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났다. 19일 오전 현재 3명이 숨지고 7명이 중태인 이번 사고도 인재(人災) 개연성이 확연하다. 단원고 학생 261명을 포함해 304명이 희생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두고도 적폐몰이를 해온 문재인 정부는 그것 말고 안전 사회를 위해 과연 뭘 했는지 묻게 한다.

학생들이 쓰러진 방에 도착한 소방관이 측정한 CO 농도는 155PPM으로, 일반적 수치인 20PPM의 8배에 이르렀다고 한다. CO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LPG 보일러와 연통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을 뿐 아니라, 그 벌어진 틈으로 무색무취인 CO가 덮치고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줘 대피하게 해줄 1만 원 안팎짜리 감지·경보기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농어촌민박 허가를 받아 펜션으로 운영을 시작할 당시, 강릉시는 안전점검을 하고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사회에 충격을 주는 인명 사고 때마다 정부가 땜질 식으로 대처해온 결과다. 지난 9월 CO 중독 사고로 일가족 3명이 숨지자 허겁지겁 연기 감지기와 가스 누출 경보기 설치를 법령으로 의무화한 야영 시설과 달리, 펜션은 여전히 화재감지기, 오·폐수 처리 시설, 소화기 등만 점검 대상이다.

그러면서도 문 정부는 무리한 세월호 적폐몰이를 지속적으로 강행해,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그러잖아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가 각지에서 빈발하고 있다. 열수관 파열이 잇따르고, 유치원이 건물 붕괴 직전에야 출입 차단되기도 한다. 언제까지 ‘안전 한국’을 헛구호에만 그치게 놔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