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허리는 90도, 대책은 360도 오영식(왼쪽)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강릉역에서 서울로 가는 KTX산천 첫차에 탑승하기 위해 대합실을 찾은 승객에게 지난 8일 탈선사고에 따른 불편에 대해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8일 열차 탈선으로 운행이 중단됐던 KTX 강릉선은 복구 완료로 이틀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뉴시스

정부 고위관계자, 책임론 언급
‘낙하산’ 논란 吳사장 취임 후
최근 3주 KTX 등 사고 11건
19일동안 공식 사과만 6차례
文, 靑회의서 KTX 안전 언급

잇단 사고로 불안감이 확산하던 KTX에서 개통 이후 두 번째 탈선이라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오영식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코레일 내부에서조차 오 사장이 잇단 사고에 적절하게 대처를 못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오 사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달에 10여 건의 사고가 난 마당에 오 사장에게 수습의 역할을 맡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재발방지대책이 미흡하다”며 오 사장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모두 발언으로 KTX 안전 문제를 말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도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긴급 현안질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SNS에는 정치인 출신 비전문가인 오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오 사장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오 사장은 최근 3주간 11건의 KTX 등을 포함한 열차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19일 동안 6번 사과를 했다. 지난 11월 22일 국회 국토위에 출석해 “국민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처음 고개를 숙였다. 이후 23일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28일 국회에 출석해 다시 사과했다. 오 사장은 강릉역 KTX 탈선 사고로만 세 번 사과했다.

강부병 우송대 철도차량 시스템학과 교수는 “초동 조사대로 신호 시스템 회로의 연결이 잘못된 게 맞는다면 이는 시스템이 아닌 기강 해이나 교육 부족에 따른 인적 오류”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선 KTX는 사고 발생 3일째인 10일 오전 열차 운행이 정상화했다. 이날 오전 5시 30분 102명을 태우고 강릉역을 출발한 열차가 7시 23분 서울역에 도착했다. 앞서 8일 오전 7시 35분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가 출발 5분 만에 10량 전부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릉 = 이성현 기자 sunny@

세종 =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유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