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권위 협의·보고 없어”
‘대웅전 시상식’ 행사도 不許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지원 스님)가 수여하는 제24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조계종과 종단협의회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상식은 당초 2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예정됐으나, 조계사 측이 “대웅전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극락전으로 옮겨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불교인권위원회는 지난 15일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15년 1월 22일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아 수감 중인 이 전 통진당 의원을 선정, 불교계 등에서 반발해왔다. 이 같은 결정을 한 불교인권위는 조계종 산하 단체가 아니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날 “불교인권위는 종단과 관계가 없을뿐더러 그동안 인권상 수상과 관련해서도 아무런 협의나 보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는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주요 불교종단으로 구성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단체로 돼 있다. 종단협 관계자도 이날 “불교인권위가 종단협 산하로 돼 있지만, 그동안 인권상 문제는 물론 대개의 활동을 독자적으로 해와 이번 이 전 의원 수상과 관련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조계사 측도 이날 오후 대웅전에서 예정된 시상식에 관해 “시상식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장소사용을 허가했다. 대웅전이 아니고 극락전으로 옮기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2년부터 불교인권상을 시상해온 불교인권위원회는 주로 정파성이 강한 개인이나 단체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해 종종 자격시비 논란에 휩싸여 왔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