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親文 김진표 ‘자진 탈당’내비쳐
진상조사·탈당후 복당 등 제각각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침묵 모드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 내부에선 이재명(사진) 경기지사의 거취를 두고 백가쟁명식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과 조폭 연루 논란 등에 휩싸였을 때 탈당을 권유한 바 있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2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제 생각은 이미 (지난) 전당대회 때 말씀을 드렸다”면서 사실상 이 지사가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쪽에 다시 무게를 실었다. 그는 “그러나 이 지사가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으니 그 이야기는 자꾸 해봐야 의미가 없다”면서 “(다만) 당이 지금 수사 첫 단계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제가 개진한 것과 같이 그것(탈당)은 이 지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범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이 지사의 자진 탈당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 밖의 친문 팬클럽에서 이 지사 출당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도 친문계 의원들은 아예 입을 닫고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아 왔다.
김 의원의 발언은 이 지사 거취 논란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도 “무죄 추정 원칙으로는 정쟁만 장기화하니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선 이 지사가 스스로 탈당한 뒤 추후 복당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상태로 논란을 이어가는 것보다는 이 지사가 잠시 탈당했다가 상황이 정리된 후 복당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 거취 논란이 어떤 식으로 정리되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문 주류 대 비주류의 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역대로 정권을 찾아야 하는 야당은 당내에서 싸워도 갈라지지 않았지만 여권은 내부 분열 때문에 무너진 사례가 많아 이번 사태를 예사롭게 보기 어렵다”면서 “향후 ‘차기’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질 경우 가려졌던 민주당 내 갈등 요소가 외부로 더 확연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준영·이은지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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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난임부부 ‘삼신할배’ 만나려 텐트치고 ‘노숙런’
경주 = 글·사진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6년간 시험관 시술을 10번이나 했는데 번번이 임신에 실패했어요. 전국의 ‘용하다’는 병원과 한의원은 다 돌고 있어요. 오전 4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30팀이나 대기하고 있더라고요.”토요일이던 지난 20일 오전 7시쯤 경북 경주시 한 한의원 앞은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난임으로 힘들어하던 연예인 부부들이 이곳에서 한약을 지어 먹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일화가 방송을 타면서 텐트를 치고 밤새 진료를 기다리는 난임 부부들이 ‘노숙런’을 벌이면서다. 이곳에서 만난 심모(46) 씨는 “‘삼신 할배’로 불리는 이곳 4대 원장이 맥을 잘 짚는다고 해서 부산 시댁에서 금요일 하루 숙박하고, 오전 3시에 출발했다”면서도 150m 길이로 한 줄로 늘어선 30여 개의 텐트와 80여 명의 환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저출생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풍경 같다. 이렇게 간절하신 분들이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난임 시술 건수는 20만1412건으로 2018년에 비해 47.6% 늘었다.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 부부라는 조사도 있다. 2022년 난임 진단자는 23만8952명에 달한다. 난임 부부가 늘면서 난임 치료에 유명한 병원을 찾아 ‘원정 순례’를 가는 환자들이 생기는 이유다. 이곳에서 만난 부부들은 모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오전 9시 30분 진료가 시작되자 ‘대기 1번’으로 한의원으로 들어선 이모(33) 씨는 “지난 2년간 인공수정을 4번이나 했는데 화가 날 정도로 매번 실패했다”며 주변의 추천을 받고 반신반의하며 캠핑 도구를 싸 들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 씨는 “아직 젊은 나이라 금방 아이가 생길 줄 알았는데 매번 실패하니 조급해지고 간절해졌다”며 “이런 정성이 하늘에 닿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기 4번’을 받은 곽모(34) 씨는 “난임 시술비 지원을 받아도 시험관 시술 한 번에 100만 원씩 나가 부담이 크다”면서도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의원 백진호(5대) 원장은 “초혼 연령이 높아진 탓에 과거에는 20∼30대 환자들이 주였다면 이제는 30∼40대 환자들을 많이 본다”며 인기 비결로 “130년간 운영하면서 쌓인 환자 데이터와 질 좋은 한약재”를 꼽았다. ‘실패담’을 듣고도 절박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는 부부들도 있었다. 전날 오후 4시부터 줄을 섰다는 임모(43) 씨는 “주변인 중 3명은 이곳에서 약을 먹고도 임신에 실패했지만, 일단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최영민 서울대 산부인과 명예교수는 “난임 치료 성공률 등 객관적 데이터가 주어진다면 환자의 선택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자들은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100%의 성공률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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