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열리는 서울무용제 본행사에서 ‘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의 춤사위가 펼쳐진다. 한국무용협회 제공

20일 대학로서 ‘서울무용제’
개막 공연 오르는 大家 4人

미국식 현대무용 전파한 육완순
불교 사상 ‘禪舞 창시자’ 이선옥
韓 창작 춤 세계에 알린 김매자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제임스 전
기품있는 춤사위 볼수있는 기회

올 창작 경연부문엔 8개팀 참가
“한국 대표작품 발굴하는축제로”

한국 창작무용 개척자 4인이 한 무대에서 경륜의 춤판을 펼친다.

오는 2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39회 서울무용제 본행사가 열린다. 이날 육완순, 이선옥, 김매자, 제임스 전 등 명인들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무.념.무.상-어메이징 마에스트로’가 개막 초청공연으로 펼쳐진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리는 육완순(85)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은 1963년 마사 그레이엄에게 배운 미국식 현대무용을 국내에서 선보여 화제가 됐다. 무용계에서는 그해를 한국 현대무용의 시발점으로 본다. 육 이사장은 평소 “진정한 생명과 자유가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춤을 추고 싶다”고 밝혀왔다. 이 행사를 주최한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육 선생님이 무대에 오르신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게 몇십 년 전인 것 같다”며 “기품있고 아름다운 선생님의 춤사위를 다시 볼 생각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이선옥, 김매자, 제임스 전(왼쪽부터) 등 명인들도 ‘무.념.무.상-어메이징 마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현대무용에 불교의 선(禪) 사상을 도입한 선무(禪舞)의 창시자 이선옥(75) 씨는 전통과 현대를 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창작 춤의 대가 김매자(75) 씨는 다채롭고 깊은 철학이 녹아 있는 무대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국내 최초 민간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의 창단 멤버인 제임스 전(59) 상임안무가는 인간세상 속 경계와 기준에 대한 저항을 뿜어내는 공연을 보여준다.

22일에는 방송 등을 통해 대중과 친숙해진 스타 부부 4팀이 이 무대에 오른다. ‘무.념.무.상-판타스틱 댄싱 듀엣’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배우 손병호, 무용가 최지연 부부와 유니버설발레단(UBC) 주역무용수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부부, 댄스 경연 프로그램 ‘댄싱9’ 출신 스타 무용수 최수진·하휘동 부부,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협업 무대를 선보인 현대무용가 정석순·국악인 김나니 부부가 출연한다. 손병호는 “무용가인 아내를 만난 1993년부터 무용과 인연을 맺었다”며 “춤의 매력을 대중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 참여를 결정했지만 제 몸으로 어떤 표현이 가능할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지연도 “여태껏 작업을 했지만 이번 행사에서 선보일 10분짜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가장 고민스럽다”며 “남편과 즐겁게 작업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25일부터 12월 2일까지 경연부문 공연이 펼쳐지며 12월 4일에는 폐막식이 열린다. 올해 경연부문에는 8개 팀(한국무용 4팀·현대무용 3팀·발레 1팀)이 참가한다. 조 이사장은 “무용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경연의 신뢰도를 높였다”며 “서울무용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작품을 발굴해내는 대표 예술축제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