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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별’ 발표 4인조 노을
“옛날 가수라는 이미지 좋아요”

“양보하고 또 양보해요.”

보컬 그룹 노을(사진)은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2002년 ‘붙잡고도’로 데뷔한 노을은 발라드 그룹 중 ‘큰 형님’ 급에 속한다. 탄탄한 보컬 4명이 뭉쳤다는 특성상 개별 활동을 펼치며 ‘각자의 길’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들은 지금도 함께 무대에 선다. 대단한 인연이자 결속력이다. 멤버 강균성은 “누구 하나가 돋보이고 싶을 수 있는데 서로 양보할 때는 양보한다”고 말했고 그룹의 맏형인 이상곤은 “16년 동안 함께 하다 보니까 다른 멤버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정말 다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네 번째 미니앨범 ‘별’을 발표한 노을은 노래의 파트를 맡아 화음을 맞추듯,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치고 빠질 때를 정확히 지키며 서로에게 말할 기회를 던져줬다. 사전에 약속됐다기보다는 긴 세월이 그들에게 준 배려의 자세인 듯했다. 나성호는 “얼마 전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는데, 밴드들의 갈등을 보면 너무 감정이입이 잘 된다”며 “그 영화를 보면서 ‘우리 그룹에는 그렇게 희한한 사람이 없다’는 게 다행이라고 느껴서 멤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노을은 ‘얼굴 없는 가수’였다. 2002년 한 통신사와 손잡고 실물 앨범도 없이 음원 한 곡을 발표한 후 대외 활동을 줄이고 노래로 승부했다. ‘음반의 시대’에 음원으로 승부했던 노을은 어느덧 음원이 주류가 된 가요계의 한복판에 서 있다. 격세지감이 느껴질 법하다. 강균성은 “요즘은 스스로가 원한다면 몇 달에 한 번씩 디지털 싱글을 낼 수 있는 유연한 시장이라 가수 입장에서는 좋은 것 같다”며 “그리고 공식 데뷔가 아니더라도 대중과 음악으로 만날 수 있는 더 많은 무대가 생긴 것 역시 반갑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에 만난 노을의 현재 평균 나이는 38.5세. 두 달 후면 멤버 이상곤과 전우성이 40대에 접어든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다. 데뷔 당시 노을을 사랑해줬던 팬들이 여전히 왕성한 소비자로서 변하지 않은 그들의 목소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전우성은 “이번 앨범이 30대 마지막 앨범이 됐는데, 40대 첫 앨범은 또 어떻게 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노을을 기다려준 팬들이 있다면 언제든 좋은 음악으로 노을답게 다가갈 것”이라며 “오랜 시간을 버텨온 만큼 ‘옛날 가수’라는 이미지조차 좋다”고 빙그레 웃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