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년간 LA 다저스에 머물게 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 초 역투하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FA 권리 행사 1년 뒤로 미뤄
성공 시즌 보낸뒤 ‘대박’ 노려
QO 받은 7명중 유일하게 수락

내년 월드시리즈 우승 열망 커
투수 친화 다저스타디움도 매력
부진·부상 등 악재땐 찬밥 우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이 소속팀 LA 다저스에서 1년 더 머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하는 메이저리그닷컴 등 미국 현지언론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류현진이 올해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7명 중 유일하게 수용했다”고 전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소속 구단이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조건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는 1주일 안에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퀄리파잉 오퍼는 특정 구단의 FA ‘독식’을 막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온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소속 구단에 이듬해 신인 지명권을 양도해야 한다.

류현진이 다년계약을 포기하고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면서 내년 연봉은 1790만 달러(약 203억6000만 원)가 됐다. 올 시즌이 종료된 뒤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보내고 내년 시즌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와 6년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은 783만 달러였다. 류현진은 그동안 97경기에 출장, 557.2이닝을 던져 40승 28패, 평균자책점 3.20을 유지했다. 올해는 15경기에서 모두 82.1이닝을 던져 7승 3패, 평균자책점은 1.97이었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건 류현진이 6번째다. 2016년 맷 위터스(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브렛 앤더슨(다저스), 콜비 라스무스(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3명이 처음으로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했고, 지난해에는 제러미 헬릭슨(필라델피아 필리스)과 닐 워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퀄리파잉 오퍼를 통해 잔류했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 30게임에서 14승 8패, 이듬해 26게임에서 14승 7패를 거뒀지만 2016년부터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6년 1게임(1패), 2017년 25게임(5승 9패 1세이브)에 출전했고 올해 역시 시즌 도중 사타구니를 다져 15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 때문에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FA 시장의 ‘매물’이 되기엔 부담이 컸다. 익숙한 LA에서 1년 더 머물면서 내년 시즌 부상으로 인한 공백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다년 계약이 보장되는 FA 권리를 행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재수’를 선택한 셈. 특히 다저스타디움이 ‘투수 친화’ 구장이고, 류현진 역시 이곳에서 원정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것 역시 ‘모험’에 비유된다. 내년 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에 앞서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5명은 이후 몸값이 하락했다. 부상 등 돌발 악재를 만날 경우엔 FA 권리를 행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퀄리파잉 오퍼를 통해 류현진을 붙잡았고, 튼실한 선발진을 유지하게 됐다. 다저스는 지난해와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LA 다저스 리포트는 “류현진은 이제 31세고, 몸 상태가 좋다면 내년 시즌 다저스의 확실한 선발투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입단한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류현진은 올해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공을 던졌다.

류현진 역시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에도 우승한 적이 없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