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3종 국내 출시 1주일
아이폰X의 60%수준 그쳐

애플의 신작 아이폰 3종의 국내 출시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60%에 그치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혁신 없이 ‘브랜드’만을 강조하며 ‘고가 전략’을 유지하는 애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통 3사를 통해 개통된 아이폰XS·XS맥스·아이폰XR는 약 17만 대로 추산됐다. 전작 아이폰8와 아이폰X의 출시 첫 주 성적(총 28만 대)과 비교하면 60%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3일 출시된 아이폰8는 출시 첫 주 18만 대가 개통됐고, 3주 뒤 나온 아이폰X는 약 10만 대가 팔렸다. 지난해에는 신작 2종이 3주 간격을 두고 나왔지만, 이번에는 신제품 3종이 같은 날 동시에 출시됐다.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도 개통 사흘(전산 휴무일 제외) 만에 평소 수준으로 돌아왔다. 개통 첫날인 2일에는 2만8753건이었지만, 3일 2만2159건, 5일 2만3733건, 6일에는 10월 평균 수준(1만2000건)인 1만2645건, 7일에는 1만1975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SK텔레콤과 KT 고객은 각각 704명, 139명 순감했고 LG유플러스는 843명 순증했다.

시장에서는 ‘비싸기만 하다’는 평이 주로 나온다. 실제 아이폰 주요 모델 출고가는 아이폰XS(256GB) 156만2000원, 아이폰XS 맥스(512GB)는 196만9000원에 이른다. 현재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폰이 속속 출시돼 아이폰 가격의 절반을 내면 같은 ‘스펙’의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디자인이 상향 평준화되는 시장에서 애플이 아이폰 충성 고객 이외에는 판매 타깃을 전혀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애플이 이렇게 시장 트렌드를 못 따라가는 것도 이례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