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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R 시사포럼’ 창립 정덕구 이사장

“경제 ‘면’ 이 문제인 상황인데
文정부 ‘점’ 같은 대책만 내놔
최저임금 인상은 역사적 잘못”

“저는 국가에 대한 부채의식이 큽니다. 경제 상황은 생태계까지 침하해 ‘정체기’를 넘어 ‘침체기’로 가고 있는데, 고장 난 나침반 같은 대책을 내놓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제는 지식인들이 나서 제대로 된 방향을 일러줘야 할 때입니다.”

정덕구(70·사진) 니어(NEAR)재단 이사장은 18일 ‘담론: NEAR 시사포럼’ 창립 토론회를 주최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행정고시 10회로 옛 재정경제부 차관과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쳐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비례)을 지낸 정 이사장은 “표류하는 한국 경제의 진로와 해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며 “점과 선을 넘어 면까지 퍼진 한국 경제 상황의 구조적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짚기 위해 ‘토론’이 아닌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 추세선이 1960년대 ‘추격기’를 시작으로 ‘추월기’를 지나서 오랜 ‘정체기’에서, 이제는 ‘침체기’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고 정의했다. 경제의 ‘건강도’도 여러 개의 병리 현상이 구조화돼 경제 생태계 전반에 침하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이사장은 “여기까지 온 데는 이전 정권의 잘못도 크지만,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침체기로 가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이제 경제 문제는 개별적인 ‘점’의 문제를 지나 ‘선’을 거쳐 ‘면’ 자체가 문제인 상황이 됐는데, 문재인 정부는 ‘점’ 같은 대책만 내놓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고용정책을 꼽았다. 정 이사장은 “고용은 경제 구조의 문제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이 등장하는 등 문명학적인 변화를 동반하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재정 투입을 통한 공공일자리 확대 등 잘못된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특히 “시장이 결정할 최저임금을 정부가 개입해 올린 건 역사적 잘못”이라며 “그나마 낮은 노동의 한계 생산성을 떨어뜨려 기업이 사람을 더 안 뽑게 해버렸다. 갈수록 축소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고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도 고용은 늘지 않는다”면서 “교육을 통해 인간의 노동 한계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공계 인력 확대와 대규모 연구·개발(R&D)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에 우리 경제에 퍼펙트 스톰(복합 위기)이 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고용에 목을 맬 때가 아니라 이에 대한 방어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정책과 경기하강에 따른 신흥국 부실 위험, 미국의 중동 관계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 자영업을 포함한 한계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치적 시각에서 경제를 보면 망한다. 시장의 반격이 시작된다”며 “경제는 나름의 길이 있고 나침반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