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업소 천장 위에 비밀공간
익명의 편지받고 경찰이 찾아
1구는 10년쯤 된 것으로 추정

올해 초 문을 닫은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한 장례식장 천장에서 영유아 사체 11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디트로이트뉴스와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경찰의 브라이언 바우저 부서장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디트로이트의 칸트렐 장례식장의 1층과 2층 사이의 위장 천장에서 사체들을 발견했다”며 “누구의 소행인지 모르지만 이 같은 사체 유기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발견된 사체 중 하나는 적어도 2009년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1구의 사체 중에서 9구는 심하게 부패된 상태로 관에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은 사산된 영아로 추정되며 2구의 사체만 관에 들어 있었다. 현재 경찰 당국은 사체의 신원을 확인해서 가족에게 알리고 있으며, 건물 안에서 추가 시신 발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은닉된 사체 발견은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됐다. 미시간주 규제허가국은 칸트렐 장례식장에 사체가 있고, 이를 찾을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이 적혀 있는 익명의 편지를 전달받았다. 이후 조사관들이 현장을 수색한 결과 실제로 사체를 발견했다.

칸트렐 장례식장은 지난 4월 곰팡이 등 비위생적인 상태, 시신의 부적절한 보관, 재정적 상황 등을 이유로 미시간 주 당국으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았었다. 칸트렐 장례식장 매니저는 “그곳에 비밀 천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사건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인 디트로이트 경찰은 최근 미시간주에서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시신 밀거래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는 5월 인체 해부실험 기증과 관련해 의과대학에 시신을 보내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동의 없이 돈을 받고 거래를 했던 시신 밀거래 범죄자가 적발됐다. 이들은 동의를 받은 시신 부위만 기증했고, 남은 부위는 화장을 했다고 유가족들에게 거짓 통보를 하기도 했다.

지난 1월과 3월에도 시신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던 장례식장 두 곳이 미시간주에서 폐쇄 조치됐다. 미국에서는 2002년 조지아주 노블의 화장장에서 화장되지 않은 시신 300여구가 건물 내 헛간 구덩이의 금고에 보관됐던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매니저가 수천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