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실무진, 장관에 의견”
수용 할 땐 환율전쟁 우려 해소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내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서 환율조작국 버튼을 누르는 초강수를 둘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재무부의 환율조작 여부 조사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재무부 실무진이 므누신 장관에게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분석결과를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이 조사내용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다음 주 발표 예정인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닌 지난 4월 지정된 관찰대상국으로 남게 되고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줄어든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므누신 장관이 다른 조사결과를 환율보고서에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축소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비판하면서 므누신 장관에게 환율조작국 지정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 초안에는 중국이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비판이 더 강해졌으며 미국의 경쟁 우위를 깎아내린 다른 몇몇 국가도 지목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보고서에 대한 언급은 거절하면서 “우리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것이 경쟁적 절하로 이용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현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잇따라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이다.

미 재무부는 교역촉진법에 따라 해마다 두 차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약 22조7040억 원) 초과, 경상수지 흑자의 국내총생산(GDP) 3% 초과, 환율시장 개입(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을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해 3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국가를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2가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1가지 기준에만 해당하지만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직전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중국이 1992년, 1994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이후 미국은 24년간 다른 어떤 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한편 므누신 장관과 함께 발리를 찾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우리는 중국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실제로 자국 통화 변동을 허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