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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인터넷 中古거래 사기꾼”… ‘신상털이’ 만연

조재연 기자 | 2018-10-11 12:10

명예훼손 될수도

실명·주소·사진 무차별 유포
피해방지 시스템 구축 필요


중고 물품 거래 사기를 당했다며 거래 상대방을 ‘사기꾼’으로 지목해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고 물품 거래 피해가 증가하면서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거래자들의 자구책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상대방의 실명·주소·신분증 사진 등이 여과 없이 유포되면서 새로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 변호사는 이 같은 무차별적 신상정보 공개에 대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 포털 사이트의 유명 중고 거래 카페에는 A 씨의 실명, 생년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과 사기 범행 내용을 상세히 적은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이 글에는 법원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재판 진행 상황과 판결문 본문까지 첨부돼 있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A 씨가 피해 금액을 변제할 때까지 일주일에 네 번 이상 글을 올리겠다”며 “다시 사기를 친다면 글을 올리는 간격은 더 짧아질 것이고, 다른 곳에도 글을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카페 회원은 B 씨에게 문화상품권 거래 사기를 당했다며 B 씨의 실명과 주민등록증 사진, 연락처 등을 올렸다. 특정 분야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도 마찬가지다.

한 캠핑 전문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는 사기꾼으로 지목된 네티즌 수십 명의 실명과 연락처를 적시한 목록이 올라와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김 변호사는 11일 “공익적 목적이 크기 때문에 실제 처벌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계좌번호와 연락처 등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 정보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으로 중고 악기를 주로 거래하는 박모(30) 씨는 “상습적 사기 거래자를 미리 알 수 있어 거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는 ‘사회적 사기방지 플랫폼’ 구축을 위한 청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약 6만4000명의 회원이 청원에 서명했다. 더치트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대방의 신분증 사진 등을 올리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글을 막아 버리면 사기 범죄를 방임할 수 있어 커뮤니티 운영자들도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는 금융기관과 피해정보를 공유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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