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사설
시평
시론
포럼
오후여담

NLL 포기 논란 ‘군사합의’ 國政調査로 전말 밝혀야

기사입력 | 2018-09-21 11:43

남북 당국이 19일 평양에서 채택한 군사 합의서에는 대한민국의 안보 태세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조항이 많다. 이런 우려를 차치하더라도, 이번 합의서의 공식 명칭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이고,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하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 면밀히 따져보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 간의 ‘군사적 평화’는 철저히 군사적 균형 위에서 유지된다. 남북 관계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어떤 명분으로 이뤄지든, 군사 합의는 철저한 상호주의와 상호 검증이 기본이다. 자칫 잘못해 군사적 균형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는 비전문가가 얼핏 보더라도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제3항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은 NLL을 사실상 무력화(無力化)하게 된다. 최소한의 상호주의조차 지키지 못했다. NLL 서쪽 끝을 기준으로 북측은 50㎞만 올라가는데 남측은 85㎞나 내려온다. 선이 아닌 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더 심각하다. NLL은 실질적 해상 경계선 역할을 해왔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에서 많은 피를 흘렸다. 이 선이 무너지면 ‘수도권 옆구리’가 직접 공격 위협에 노출된다. 반면 이 지역에 위치한 백령도 등 서해 5도는 북한의 목과 허리를 노리는 ‘비수’ 역할을 하는 전략 요충지이다.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도 지난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NLL은 피로 지킨 경계선”이라며 “직을 걸고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불투명성과 거짓말 의혹은 또 다른 문제다. 국방부는 19일 “서해 완충구역 구간 길이는 80㎞”라고 발표했으며, 그 직후 평양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 비서관은 “정확히 북측 40여㎞, 남측 40여㎞”라고 했다가 나중에 “단순오기”라며 135㎞로 정정했다. 국방부와 청와대 당국자들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나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해명 과정에서 국방부 당국자가 “추석 밥상에서 NLL 팔아먹었다고 나와버리면 안 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밖에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정찰능력이 허술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이 내포돼 있다. 국회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국정감사(國政監査)를 통해 이번 합의의 전말(顚末)과 문제점, 정부 입장 결정 경위 등을 엄정히 규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대한민국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하는 데 국회의 존재 이유도 있다.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

인터넷 유머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