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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9명중 4명이 외국인
“日선 오하기 떡 먹으며 보내죠”

‘블랙핑크’엔 태국인 멤버 활약
“나뭇잎 바다에 띄워 소원 빌어”

추자현과 결혼 중국인 우효광
“촬영 뒤 초콜릿맛 월병 즐겨요”

한국계 맥기니스·교포 김인우
“송편 먹으며 한국발음 더 연습”

외국인 노동자 100만 시대다. 이제 이웃 나라 동남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K-팝, K-푸드, K-뷰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으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가수, 배우들도 적지 않다. 추석 연휴를 맞아 요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연예인들의 추석을 따라가 봤다.

◇트와이스 사나·모모·미나·쯔위(일본·대만)

외국인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분야가 K-팝이다. 아이돌 그룹에는 웬만하면 1∼2명의 외국인 멤버들이 포함돼 있다. 해외 팬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다.

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는 9명 멤버 중 4명이 외국인이다. 사나·모모·미나는 일본인, 쯔위는 대만 출신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올 한 해 가장 바쁘게 보낸 트와이스지만 다행히 이번 추석 연휴엔 잠시 쉬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멤버 나연이 생일을 맞는 22일부터 26일 연휴 마지막 날까지 모처럼 휴식이 주어진다.

사나·모모·미나·쯔위는 추석 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일본의 명절은 ‘추분(秋分)의 날’이다. 올해는 22∼24일이 휴일이다. 추분은 춘분(春分)과 마찬가지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을 말한다. 이날 일본인들은 한국과 비슷하게 성묘를 하며 조상의 혼령을 위로한다. 또 멥쌀과 찹쌀을 섞어 만든 떡인 오하기(おはぎ)를 먹는다.

이들 외국 멤버는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아 그동안 못 본 가족들과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송편 등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면 좋겠다. 그리고 귀성·귀경일 운전 조심하시고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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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리사(태국)

지수·제니·로제·리사로 구성된 걸그룹 블랙핑크에는 리사가 태국 출신의 외국인이다. 리사의 본명은 라리사 마노반, 방콕에서 태어났다. 블랙핑크 내에서는 서브 보컬이자 메인 댄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인기도 대단하지만, 태국에서 리사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하다. 지난 8월 12일 방콕 센트럴월드에서 화장품 브랜드 론칭 행사가 열렸는데 구름처럼 몰린 인파 때문에 행사장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태국에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은 로이끄라통(Loy Krathong)이다. 봄의 대축제인 송끄란(Songkran)과 함께 태국의 2대 명절 중 하나다. 나무, 바나나잎, 꽃 등으로 만든 끄라통을 바다에 띄워 보내면서 소원을 빈다. 추석과 비슷한 시기에 있는 축제로는 문(Moon) 페스티벌이 있다.

리사는 “한국의 가족적인 명절 분위기를 좋아한다. 데뷔 초 한국에서 혼자 명절을 보내야 했을 때 지수 언니네 집에 가서 전과 튀김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번 추석 연휴에는 일부 스케줄도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한국에 같이 살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배우 추자현과 결혼한 중국인 위쇼우광.

◇위쇼우광(于曉光·우효광·중국)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 배우이자 아내 추자현과의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국내 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위쇼우광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출신이다. 단둥은 북한과의 국경지대로 잘 알려져 있다.

위쇼우광은 이번 추석 연휴를 중국에서 보낸다. 지난달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새 중국 드라마를 찍고 있다.

중국의 추석은 중추제(中秋節)다. 춘제(春節), 단오절과 함께 3대 명절이다. 올해 중국 중추제 연휴는 22∼24일. 중국인들은 이 기간 달에 제사를 지내고 한국의 송편에 해당하는 월병을 먹는다. 월병은 대추, 팥, 과일, 고기 등이 들어간 빵이다.

위쇼우광은 “제게 가족은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추석 같은 휴일에 촬영이 없으면 해마다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의 촬영장에서 또 다른 가족인 동료 배우, 스태프들과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래도 촬영 후에 맛있는 초콜릿 맛 월병과 와인 한 잔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한국팬들은 그를 TV로 만나볼 수 있다. 위쇼우광은 25∼26일 방송 예정인 SBS 새 예능 파일럿 ‘빅픽처 패밀리’에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살며, 찍고, 나누는, 인생샷’을 콘셉트로 남자 4명이 경남 통영에서 1주일간 동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쇼우광을 비롯해 차인표, 박찬호, 류수영이 출연한다. 의외의 조합이다.

위쇼우광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비슷해 한국에서 지냈던 추석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저는 중국에서 문화일보 독자들이 뜻깊은 추석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전해 왔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인 어머니를 둔 미국인 데이비드 맥기니스.

◇데이비드 맥기니스(미국)

케이블채널 tvN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카일 무어 소령으로 출연 중인 데이비드 맥기니스는 독일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를 둔 미국인이다.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태어났다. 1999년부터 미국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드라마 ‘에어 시티’ 출연 이후 ‘아이리스2’(2013) ‘태양의 후예’(2016)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계 미국인인 만큼 맥기니스는 고유의 차례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크리스천이어서 따로 차례를 지내지는 않았지만 명절이면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부모님은 미국에 계시지만 한국에는 삼촌과 숙모가 살고 있어 함께 시간을 보낸다”며 “현재 방송 중인 ‘미스터 션샤인’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 국적을 유지한 재일교포 3세 김인우.

◇김인우(재일교포 3세)

김인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일본인 역할을 가장 많이 한 배우다. 일본어를 할 때의 모습은 영락없는 일본인이지만 사실 그는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3세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본인 역할을 해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통감부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연기했다. 앞서 영화 ‘동주’(2015) ‘박열’(2016) ‘군함도’(2017) 등에서도 주로 일본인 악역을 맡았다.

김인우는 일본에서 태어나 조총련 계열 조선학교를 다녔다. 20대에 일본 대표 극단인 ‘배우좌’에 들어가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한국으로 건너온 것은 그의 나이 마흔 무렵인 2008년. 아직 한국어 발음이 어눌하지만 한국 국적을 훈장처럼 여기고 있다.

김인우는 “‘미스터 션샤인’ 이후 차기작으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께 차례를 지내고 다음 촬영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며 “지난여름 유난히 무더운 날씨로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고생한 만큼 더 즐겁고 뜻깊은 추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