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20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1차전에서 발렌시아 수비수 헤이손 무리요의 머리를 움켜잡고 있다. 스포티비 중계방송 캡쳐

챔스리그 유벤투스 vs 발렌시아

호날두, 무리요와 문전 몸싸움중
무리요가 신체 접촉없이 넘어져
호날두, 곁으로 가 머리에 손 대
주심, 부심과 상의 뒤 퇴장 명령

호날두, 주저앉아 ‘눈물 호소’
BBC “상황 명확하지 않다”
오심 판정 논란 갈수록 확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생애 처음으로 퇴장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호날두의 퇴장 판정이 너무 가혹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호날두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 발렌시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전반 29분 퇴장당했다. 호날두의 퇴장은 2002∼2003시즌 스포르팅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16시즌 만에 처음이다.

호날두는 이번 경기를 포함, 챔피언스리그에 통산 154차례 출전했으며 그동안 레드카드를 받은 적이 없다.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도 없었다.

전반 28분 유벤투스의 알렉스 산드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자 호날두는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수비수 헤이손 무리요와 몸싸움을 펼쳤다. 무리요는 호날두와의 신체 접촉과 관계 없이 쓰러졌고, 호날두는 얼굴을 찡그렸다. 호날두는 쓰러진 무리요에게 다가가더니 왼손으로 무리요의 머리를 움켜잡았고, 이에 놀란 무리요는 벌떡 일어나 호날두에게 항의했으며, 양 팀 선수들이 호날두와 무리요에게 몰려와 신경전을 펼쳤다. 호날두와 무리요의 다툼을 보지 못한 펠릭스 브리히 주심은 골대 부근에 있던 부심에게 달려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호날두를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호날두는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라운드에 나뒹굴었고 눈물을 글썽였다.

챔피언스리그는 호날두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무대.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120득점으로 이 부문 1위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5차례 정상에 올랐다. 유벤투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호날두를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23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이미지 크게보기“억울해요”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 발렌시아와 원정경기 도중 레드카드를 받은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분통을 터트리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매체 BBC는 “호날두의 눈물 어린 퇴장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호날두가 무리요의 머리를 잡아당긴 것처럼 보이지만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비디오판독(VAR)이 있었다면 주심을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오심을 비꼰 표현이다. 챔피언스리그엔 VAR가 도입되지 않았다.

호날두는 레드카드로 인해 추가 징계도 받을 수 있다. UEFA 규정에 따르면 일단 호날두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영보이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 그리고 호날두의 반칙이 과도했다고 판단되면 출전 정지 기간은 늘어난다. AP통신은 “UEFA 상벌위원회가 호날두의 반칙을 ‘심각한 도발 행위’로 간주하면 출전 정지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징계 기간이 늘어나면 호날두는 다음 달 24일 예정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3차전에도 출전할 수 없다. 호날두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머물면서 월드스타로 성장했다.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2-0으로 이겼다. 미랄렘 퍄니치가 전반 45분, 후반 6분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보이스를 3-0으로 제압하고 골득실에 앞서 조 1위가 됐다. 유벤투스는 2위, 발렌시아가 3위, 영보이스가 4위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승(32승), 최다 승점(100)을 달성하면서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던 맨체스터시티는 F조 1차전 올림피크 리옹과 홈경기에서 1-2의 충격패를 당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호날두를 떠나보낸 레알 마드리드는 G조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에서 난적 AS 로마를 3-0으로 완파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