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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개 전기도살은 동물학대” 유죄 취지 파기환송

정유진 기자 | 2018-09-14 14:32

개를 전기도살하는 것이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는지는 개에 대한 사회통념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인간과 오래 교감하는 등 개에 대한 시대·사회적 인식을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도살 방법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66)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동물보호법은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도살 방법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는지는 동물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동물에 대한 시대·사회적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은 이를 살피지 않고 섣불리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도살에 사용한 쇠꼬챙이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 개가 감전 후 기절하거나 죽는 데 소요되는 시간 등을 심리한 후 사회통념상 개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잔인한 방법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개농장을 운영하는 이 씨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의 농장 도축 시설에서 개를 묶은 상태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 주둥이에 대 감전시키는 방법 등으로 연간 30마리 상당의 개를 도살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다른 동물에 대한 도살 방법과 비교해 특별히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등 비인도적 방법으로 개를 도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전기도살법인 전살법은 축산물위생법이 정한 가축 도살 방법 중 하나로 소·돼지 등 다른 동물을 도축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고, 동물을 즉시 실신시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법원 선고 직후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동물권의 승리와도 같으며 개 식용 산업의 맥을 끊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제반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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