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NYT 등 비판적 보도
“美 대북정책 反하게 될수도”

中은 “담대한 발걸음” 환영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경제특구 및 동북아 철도 공동체 제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을 중심으로 성급한 접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언을 두고 “워싱턴으로 하여금 ‘신호 위반(jumping the gun)’이란 사인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 압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점핑 더 건은 경주에서 총성이 울리기 전에 출발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문구로 ‘성급하게 굴다’ ‘신호보다 앞서가다’라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도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없이 남북관계를 너무 멀리 전진시키면 미국의 대북정책에 반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NYT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북 대화가 교착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문 대통령의 언급은 평양을 기쁘게 할 수 있지만, 워싱턴에서는 우려를 낳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에스에이(USA)투데이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협력 계획은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제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조치에 심각하게 위반되는 사안”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대북 제재를 강조하는 일본 내에서도 남북 경제협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도 갖고 있지 않은 현 단계에서 경제협력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북한산 석탄 밀반입으로 제재에 구멍이 났다고 의심받는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인용해 “남북 지도자들이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체제로 향하는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평가하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중국 외교부 루캉(陸慷) 대변인도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중국은 남북 양측이 소통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