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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워킹맘 A 씨는 출근길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회사로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목과 어깨를 다쳐 산재(産災) 보상을 받았다. 노동자 B 씨는 야간작업을 마치고 퇴근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오른쪽 팔이 골절돼 산재 보상을 받았다.’

올해 들어 이처럼 출퇴근 중 사고로 산재 혜택을 받은 노동자는 3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 1월 1일부터 대중교통, 자가용, 오토바이, 도보 등 교통수단에 관계없이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는 모두 산재 보상이 된다. 또한, 식사를 위해 사업장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거나 복귀하는 도중에 다친 경우도 산재 보상이 돼 이제는 출퇴근길은 물론이고 식사를 위한 이동 중 사고까지 산재보험의 안전망 안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의 규모나 상시 노동자 수에 따라 영세사업장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고용된 일터의 규모에 따라 산재보험의 혜택 여부가 결정된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산재보험은 모든 노동자의 재해 보호를 위해 2018년 7월 1일부터 그 적용 대상을 소규모 사업장까지로 확대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더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건설업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등록된 건설업자가 하는 공사는 공사 금액, 건축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었다. 그러나 건설업자가 아닌 경우, 총 공사금액이 2000만 원 미만이거나 건축 연면적이 100㎡(대수선 200㎡) 이하인 경우에는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또한, 도·소매업, 음식점, 제조업 등의 사업장은 상시 노동자 수가 1인 미만인 경우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제는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2000만 원 미만 등의 건설공사와 간간이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사용하는 상시 노동자 1인 미만의 편의점·식당·카페 등도 산재보험의 범위에 편입됐다.

지난 1일부터 개인이 직접 일용직을 고용해 소규모 주택을 건축하다가 발생한 사고나, 인테리어 업자가 적은 금액의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가 발생한 사고, 그리고 1주일에 며칠만 아르바이트 직원을 사용하는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발생한 사고는 물론, 배달이 많은 주말에만 배달원을 사용하는 마트에서 발생한 사고 등도 모두 산재보험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이 산재보험이 전면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어떤 일터에서든 차별 없는 노동자 보호가 가능해졌다.

또한, 정부는 노동자들이 좀 더 쉽게 산재 신청을 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서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산재를 신청할 때 사업주 확인을 받지 않고 노동자가 곧바로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만성 과로에 대한 인정 기준을 대폭 완화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산재 신청 건수는 19.4%나 늘었고, 산재 인정 비율도 93.9%에 이르고 있다.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터에서의 차별을 줄여나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사업주를 위한 더욱더 촘촘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회안전망 강화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험에서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노동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