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입 꽉 다물고…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관련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국회 법사위 제출자료

노무현 정부서 퇴임 7개월만에
기술보증기금 비상임이사 재직

기술보증기금서 9억 지원 받은
아람바이오시스템 감사도 겸직
1932株 회사주식 보유도 논란

金 “기금지원 사실 알지 못했다”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사법개혁비서관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에 금융공기업인 기술보증기금의 비상임이사로 가 2년간 재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김 후보자가 비상임이사로 있으면서 기술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은 사기업의 감사를 겸직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5년 1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으로 재직했다. 퇴직 후 7개월 만인 2007년 10월 기술보증기금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1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공공기관 비상임이사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갈 곳 없는 권력층 인사들의 자리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19명의 비상임이사가 재직했으며, 이 가운데 김 후보자를 포함해 4명이 청와대 출신이다. 나머지도 행정안전부, 재정경제부, 서울시 등의 고위공직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2009년 10월까지 2년간 비상임이사로 재직하며 벌어들인 수입은 총 6088만 원이다.

김 후보자는 기술보증기금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던 2008년 3월부터는 아람바이오시스템의 감사도 겸직했다. 6년간 감사를 맡으며 올린 수입은 총 3825만 원이다. 의료장비 등을 개발하는 아람바이오시스템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9억 원의 기금을 받은 회사다.

김 후보자가 감사로 재직한 6년 동안 회사는 ‘기술개발 연구과제 지원금’ 명목으로 4억7500만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감사 재직 기간 회사 주식 1932주를 보유하기도 했다. 이에 비상장주식인 아람바이오시스템 주식을 내부거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회사 이사 등의 부탁으로 감사로 취임했다.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기술보증기금의 지원 사실 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식 취득에 대해서는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도읍 의원은 “김 후보자는 비상임이사로 겸직 금지 규정을 적용받지는 않지만, 노동자를 위한다는 대법관 후보자가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될만한 자리를 연거푸 맡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