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부작용 대책
4800억 대출 정리 검토
“성실히 갚은 사람만 억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에 대해 ‘카드 수수료율 0%’에 이어 ‘빚 탕감’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무리한 정책의 부작용을 ‘혈세’로 메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실히 빚을 갚고 있는 자영업자의 상실감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문화일보 7월 20일자 참조)

23일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영세 자영업자 약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기준 48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보유한 영세자영업자 부실채권을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내년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해 소각시키는 방식이다. 매입 재원은 캠코 자체 예산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심사를 거쳐 갚을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의 빚만 탕감해주겠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부분 대상자가 빚 탕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시 정부가 빚 탕감 카드를 꺼내 들면서 재정 만능주의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올려놓고 혈세로 자영업자의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탕감 대상엔 자영업자 1인당 탕감 한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정부의 장기소액(10년 이상·1000만 원 이하)연체채권 탕감 혜택을 받은 대상자도 제외되지 않아 도덕적 해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민간 금융사들로 영세자영업자 빚 탕감 부담이 넘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인에 대해 진행된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의 경우 금융당국의 협조 요청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장기소액채권을 소각한 데 이어, 캠코 산하의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법인에 소각을 위한 재원을 기부한 바 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