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조 적용 美 공청회 하루앞
통상차관보 등 4명 대응팀 출국
韓 관세부과 예외 인정 총력전

김현종본부장, 美정부 인사 만나
5黨 원내대표도 美서 의회 설득

민·관·정계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전방위 합동 작전을 펼친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정치권까지 가세해 설득작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민·관·정계 인사들은 19일(현지 시간) 열릴 미 상무부의 공청회 및 아웃리치(대외접촉)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총력을 펼칠 계획이다.

18일 국회와 정부, 업계에 따르면 19일로 예정된 미 상무부의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민·관·정계 합동팀이 출국했다. 미 상무부는 당초 19∼20일 양 일 간 공청회를 진행키로 했지만 19일 하루로 축소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일본, 멕시코 등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주요국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공청회 날짜를 단축한 만큼 공청회장에서 관세 부과 대상국들의 발언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 합동팀은 관세 부과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공청회 자체는 물론 미 의회와 업계 등을 상대로도 역할 분담을 통해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먼저 정부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를 중심으로 공청회에 집중한다. 공청회에서 우리나라는 강 차관보를 포함해 4명이 각각 5분 간 발언을 한다. 강 차관보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얘기하고,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노동자와 국내 부품업체 직원이 발언을 이어간다. 강 차관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미국 차에 대한 관세가 0%인 점과 한·미 동맹으로 인해 한국차의 수출이 미국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계 대표 발언자들은 한국차가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물론 한국에도 이익을 주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다른 한편에선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선두에 나서서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시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행정부 고위급 인사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선다. 김 본부장이 미 정부 내 어떤 인사를 만날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적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날 출국한 5당 원내대표들은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난다.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안보와 무관함을 강조할 계획이다. 민간 영역에선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자사 고문으로 영입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 정부와 의회,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업계의 입장을 설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미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