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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TV’ 개국 이영훈 前 서울대 교수 ‘제헌절 70돌 소회’

“내년이 建國 100주년 이라는 건
公論 안거친 일부의 주장에 불과
이승만 업적 재평가 명예 회복을”

“제헌헌법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의 근본적 자유’에 기초한 ‘자유인의 공화국’을 수립하는 토대가 됐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물질적 성취뿐 아니라 투표로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한 배경에는 바로 1948년 제헌절에 반포한 제헌헌법이 있습니다.”

이영훈(67·사진)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7일 제헌절 70주년을 계기로 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국가란 정당한 이념의 결정체이고 정당한 이념이 빠지면 더는 국가가 아닌데, 대한민국의 이념인 자유민주주의가 지금 근본적으로 혼란에 빠졌다”며 “이런 때일수록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한다)이란 말처럼 이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와 올해 3·1절 기념사 등에서 ‘2019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이 전 교수는 “지난 70년 동안 정부가 일관되게 1948년 건국을 기념해왔고, 언론도 1948년 이후 10년 주기로 특집 보도를 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 전 교수는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이 곧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것은 학계의 공론을 거친 바 없는 한두 사람의 개인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지적 풍토의 천박함을 드러내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달 초 주식회사 ‘이승만학당’을 설립하고 인터넷 방송 ‘이승만TV’를 개국한 이 전 교수는 “독립과 건국에 지대한 공로를 남긴 이 전 대통령을 우리 국민과 정부가 무시하고 저평가했으며 심지어 왜곡해 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2016년부터 학당을 운영해온 이 전 교수는 현재까지 4기 졸업생을 배출하고 현재 5기 교육을 진행 중이다. 최근 학당을 법인화하고 서울 중구 남산동2가에 전용 강의실도 새로 마련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교육 주제로 삼은 데 대해 그는 “우리의 건국 이념이 자유민주주의임은 부정할 수 없는데, 자유민주주의 이념으로 나라를 세우는 데 결정적 공로를 한 사람을 홀대하면 국가 정체성에 심각한 위기가 온다”며 “지금이라도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재평가하고 명예를 회복해야 국가 정체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의는 이 전 교수를 비롯해 김학은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주익종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김용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기획실장 등이 맡고 있다. 수강생은 20대 대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이 전 교수는 “당훈(堂訓)의 하나가 ‘우리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이다’인데, 수강생들은 그런 말을 평생 처음 들어봤다는 반응이 많다”며 “수강생들에게 자유와 독립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있다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