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5일 경북 예천군 풍양면 한 태양광발전시설에서 난 불로 태양광 패널 옆 샌드위치 패널로 된 창고가 모두 탄 채 무너져 있다. 문경소방서 제공

15일 예천 인버터 장치 불
창고내 각종 전기설비 태워

12일 해남선 전기실 화재
리튬 배터리 등 4억대 피해

지난달 군산 ESS 6억 손실
“규격미달 제품이 火魔 불러”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가운데 최근 4년 동안 230여 건의 화재가 발생, 태양광 발전 시설이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 집중호우로 태양광 발전 시설 일대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5시쯤 경북 예천군 풍양면 한 태양광 발전 시설 내 인버터(태양광 패널의 직류 전류를 교류 전류로 변환하는 장치)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샌드위치 패널(99㎡)로 된 창고와 안에 있던 인버터, 무정전 장치 등이 불에 타 6000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에서 샌드위치 패널 창고 내 인버터로 연결된 전선에서 피복이 벗겨져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시설의 총면적은 4550㎡로 한국전력에 송전, 전기를 판매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1월 경북도로부터 전기사업허가(350㎾)를 받았으며 2009년 9월부터 가동됐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전남 해남군 한 태양광 발전 시설의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리튬배터리 306개를 태워 4억6000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서 측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시설 역시 화재가 발생한 예천의 태양광 발전 시설처럼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송전, 판매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6월에는 전북 군산시의 한 태양광 발전 시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6억1000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 불로 컨테이너 6개 동 가운데 1개 동의 ESS가 모두 불에 탔다. 이 시설은 전기를 생산,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주택과 농촌 등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시설) 화재는 2014년 44건, 2015년 63건, 2016년 79건, 2017년 45건 등 최근 4년 동안 231건이 발생했으며 2명이 다쳤다.

태양광 분야 한 대학교수는 “인버터는 통상 70∼80도 이상의 온도에 견뎌야 하지만 규격 미달 제품을 사용하면 열로 인해 연결된 전선 피복이 벗겨져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ESS는 열에 취약하고 장치 내 배터리에 불이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천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