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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 70주년 경축식 축사
“모든 힘 최고 권력자 집중된
현 권력구조 탓 파행 악순환”

문희상(얼굴) 국회의장은 17일 “정치 파행의 악순환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있다”면서 “국민이 요구하는 헌법 개정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 (1987년 헌법이라는)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며 “올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의 발언은 야당의 개헌 논의 재개 요구를 무시해 온 여당의 기류와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의장은 현재의 정치 행태에 대해 “상대를 경쟁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인 적으로 보는 미성숙한 정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권력구조에 대해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모두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적대적 대결만 있을 뿐 경쟁적 협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이미 수많은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여야 간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 입장 차도 그리 크지 않다”며 “당위성과 진정성으로 접근하면 언제라도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고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국국의의(國國議議·나라다운 나라는 국회가 국회다워질 때 완성될 수 있다)’라는 말로 입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여야에서 ‘개혁입법연대’ ‘개헌연대’ 구축 시도가 이뤄진 것을 겨냥해 “개헌과 개혁입법 모두 국민의 명령”이라며 “여당의 양보, 야당의 협조를 통해 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특히 여당에 대해선 “국회의 첫 번째 구성요소로, 당연히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심의와 결정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 대해서는 “야당의 제1 책무는 비판과 견제에 있으므로 강력한 야당의 존재는 대통령과 여당에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