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신상진(왼쪽) 이대목동병원 어깨질환센터 소장이 환자의 어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어깨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나이와 상태에 맞춰 어깨를 써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 이대목동병원 ‘어깨질환센터’증상 분석

회전근개 파열환자가 최다
근육 약화되는 노년층 많아
어깨 탈구는 스포츠가 원인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발생

어깨 이상땐 우선 주사치료
이후 첨단 관절 내시경수술
절개안해 입원·통증 최소화

‘회전근개 파열, 어깨 관절와순 파열, 습관성(재발성) 탈구.’ 보통 스포츠 스타의 부상 소식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이러한 증상이 최근에는 일반인에게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팔을 들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고통으로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어깨질환이 전 연령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회전근개 파열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장년층에서 늘어나고 있다. 관절와순 파열이나 어깨 탈구는 다양한 레저 문화의 발달과 컴퓨터, 스마트 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젊은 층은 물론 중년층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어깨 질환의 증가는 사회적 변화의 영향도 있지만, 경제발전과도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일종의 ‘럭셔리 디지즈(luxury disease)’로도 불린다.

국내 첫 어깨질환 전문치료센터인 이대목동병원 어깨질환센터의 신상진(이화여대의대 정형외과 교수) 소장은 17일 “최근 웰빙에 맞춰 어깨 통증에 대한 삶의 질도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되면서 진료는 물론 수술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견주관절 및 스포츠의학 분야 권위자인 신 소장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어깨 수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드물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는 무릎이나 허리의 경우 통증이 있으면 출근 자체가 힘들었던 만큼 수술선택이 적지 않았던 반면, 어깨는 아파도 참거나 나이 탓이겠거니 하면서 치료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깨 질환, 정확한 접근부터 필요=어깨 질환은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2012년 이대목동병원 어깨질환센터가 문을 연 이후 올해까지 환자 비율을 보면 회전근개 파열 50%, 오십견 30%, 관절와순 손상, 재발성 탈구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어깨 질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깨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어깨는 어깨관절(뼈)과 근육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어깨뼈를 둘러싼 4개의 근육과 힘줄을 회전근개라고 통칭한다. 회전근개는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회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근육과 힘줄에 상처가 생겨 찢어지는 게 회전근개 파열이다. 노화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고 어깨 사용빈도 누적규모가 큰 노인층에서 서서히 나타난다.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로 오십 대에 나타나 오십견이라는 말이 붙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주사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적합한 운동을 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관절와순은 어깨관절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원 모양의 연골조직이다. 어깨에 갑작스럽고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 관절와순이 찢어진다. 과도한 충격으로 어깨관절이 빠지면서 와순이 파열되기도 한다. 주로 어깨를 많이 쓰는 스포츠선수들에게서 많았지만, 레저활동이 보편화하면서 일반인에게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어깨 부담 최소화하는 게 답=회전근개는 노화와 연관이 깊다. 평생 어깨를 사용하는 게 원인이다. 신 소장은 “‘어깨가 닳았다’는 표현이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어깨를 반복적으로 회전하는 운동은 회전근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신 소장은 “자신의 나이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노인이 자신의 근육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테니스나 배드민턴을 할 경우 회전근개가 파열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30~40대도 벤치프레스를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은 서서히 힘줄과 근육이 찢어지는 만큼 통증이 심하다고 느낄 때면 이미 상당 정도 파열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평상시 자신의 어깨 상태를 고려해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어깨에 통증이 있으면, 어깨를 사용하는 운동을 줄이고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어깨 탈구 역시 과도한 레저스포츠가 원인이다. 여름철에는 수상레저스포츠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신 소장은 “바나나보트 등을 타고 갑작스러운 이동이나 파도에 출렁일 때 손잡이를 잡은 팔과 어깨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어깨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무리하게 손잡이를 잡지 말고 어깨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손을 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어깨를 사용하는 운동은 사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두는 방법도 일정 정도 효과가 있다. 어깨가 빠질 때 관절와순이 손상될 수 있는데, 와순을 치료하지 않고 어깨만 끼워 넣었을 경우 어깨가 다시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수술은 피해야=일반적으로 어깨 통증은 다른 질환과 견줘 증상이 매우 주관적이다. 수술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어깨 질환에 있어 수술은 주요 치료법이지만 잘못하거나 남발하면 합병증 등 후유증이 심각하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신 소장은 “어깨는 20개 이상의 근육이 집중된 예민한 관절”이라며 “수술을 잘못하면 통증이 많이 생길 수 있어 정말 필요할 때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어깨관절센터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주변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찾아오는 환자도 가능하면 비수술적인 치료를 권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회전근개가 완전하게 파열됐을 때, 어깨 탈구·오십견을 2~3개월 치료했는데도 치료가 안 될 때 등으로 한정한다. 또 어깨 질환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각 관련 진료과의 전문의 상담과 최신 영상진단 장비를 통해 개인 및 증상, 나이, 질환의 상태에 따라 치료 계획을 제시하고 진료 당일 원스톱으로 초음파 진단 및 주사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 큰 절개가 필요 없는 첨단 관절 내시경 수술을 통해 환자의 입원 기간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전문 간호사가 관리해 통증 등을 최소화해준다. 아울러 수술 후 효과적인 회복과 재활을 돕기 위해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운동 시기를 고려한 전문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퇴원 후 빠른 재활을 위해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도록 자체 제작한 운동 책자와 동영상 DVD도 함께 제공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