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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北 전략’ 옹호, 北核폐기 더 멀어지게 한다

기사입력 | 2018-07-13 12:26

북핵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북한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침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1개월 되는 날이었고, 싱가포르 지도층과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였다고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우선, 상황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북)협상이 정상 궤도에 돌입했다”면서 “북한이 말해온 비핵화와, 한·미가 얘기해온 비핵화 개념이 같은 것이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번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방북으로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핵 폐기의 실질적 진전이 없고,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뒤에 ‘강도적 요구’ 성명이 나올 정도로 입장 차이가 심각하다.

문 대통령은 또 비핵화(CVID) 요구를 비난하고, 유해 송환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는 등 북한 행태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나쁜 행태를 비판하긴커녕 조장하는 듯한 얘기다. 문 대통령은 “자신들은 성의를 다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 있는데,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불평”이라고 했다. 북한 주장을 인용한 간접화법 형태였지만, 사실상 그런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북한 영변 핵시설은 여전히 가동 중이고 미사일 시설은 되레 증설됐다는 위성자료도 공개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중단했다. 문 대통령은 “실무 협상은 순탄치 않은 부분도 있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상을 최대한 쪼개고 장기화하는 방식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북한 전략임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비판 여론이 들끓자 12일 김정은 친서를 공개하며 “획기적 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내용은 한 자도 없는 공허한 것이었다. 미국 정치 상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합의를 자화자찬하는 데 열심인 만큼, 문 대통령이라도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문 대통령마저 북한 입장을 대변(代辯)하고 나서면 북핵 폐기는 더욱 멀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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