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칩 닉네임 대조착수
‘인사청탁’변호사 재소환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차명폰’ 사용이 의심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2016년 10월 경공모의 아지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를 상대로 열렸다는 진술이 나온 킹크랩(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에 대한 추가 진술 확보 등이 목적이다. 김 지사를 향한 특검의 칼날이 더욱 예리해질 전망이다.

특검은 13일 유심칩 케이스 53개의 명의자와 경공모 회원 닉네임에 대한 대조 작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전날 이동통신사 통신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한 유심칩은 휴대전화에 고유 전화번호를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며 유심칩 케이스에는 개통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식별 번호가 기재돼 있다. 특검이 지난 10일 느릅나무출판사 현장조사를 통해 확보한 유심칩 케이스에는 경공모 회원들의 닉네임이 적혀 있었다. 특히 특검은 유심칩 53개로 개통된 휴대전화가 실개통자가 아닌 해당 닉네임을 사용한 경공모 회원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공모 회원들의 차명폰 사용이 의심된다는 의미다.

더불어 특검은 해당 닉네임 사용자가 휴대전화와 연동되는 킹크랩을 활용한 댓글조작과 드루킹이 주장한 김 지사 상대 킹크랩 시연에도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법적인 용도라면 차명폰을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검은 유심 케이스 식별 번호와 닉네임 사용자에 대한 대조 작업이 끝나는 대로 해당 닉네임을 사용한 경공모 회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치권에 대한 자금 추적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드루킹 일당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선고일(25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핵심 혐의를 밝히기 위해선 자금 추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선고일 이전에 드루킹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편 특검은 이날 드루킹에 의해 청와대 행정관에 인사 청탁된 윤모 변호사를 추가 소환 조사했다.

임정환·이정우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