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력 없지만 강경반대 표명
商議도 “물가상승 불러” 비판

다우·유럽증시·유가 동반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 달러(약 225조5000억 원) 규모 중국 제품에 관세부과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관세 폭탄’에 제동을 거는 동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미국 정·재계에서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유럽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에너지·수도 예산 법률안에 대한 부속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8표, 반대 11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 처리했다. 동의안은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국가안보를 내세워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할 때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 없는 의견서인 탓에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대한 상원의원들의 반대 의사가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미국 경제계의 비판 여론도 강해지고 있다. 앞서 5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첨단기술제품 등에 집중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의류, 냉장고 등 소비재가 광범위하게 포함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미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최대한 고통을 주고 (미국)소비자들에게는 최소한의 고통만 주겠다는 약속을 깼다”고 비판했다. 미국상공회의소 역시 “2000억 달러 규모 제품에 세금이 붙게 되면 미국 일반가정과 농부, 근로자들이 일상에서 소비하는 물품 가격이 인상된다”며 “또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근로자들에게 추가 피해를 주게 된다”고 밝혔다.

경제 호조에 힘입어 꿋꿋이 버티던 증시도 하락했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88%(219.21포인트) 하락한 24700.45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0.71%(19.82포인트) 하락한 2744.02로 장을 마쳤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 역시 0.55%(42.59포인트) 떨어진 7716.61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 FTSE 100지수는 전일보다 1.30% 떨어진 7591.96으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지수도 12417.13으로 1.53%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지수 역시 1.48% 하락한 5353.93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무역전쟁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급락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