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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認 탐정

기사입력 | 2018-07-12 14:11

박현수 조사팀장

‘탐정’하면 생각나는 것이 ‘셜록 홈스’다. 영국 소설가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는 인간이 창조한 캐릭터 중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힌다. 1887년 처음 등장한 이래 장편소설 4편과 단편소설 56편에서 활약했다. 셜록 홈스 시리즈는 출판된 지 13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소설로 알려져 있다. 영화, 연극,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1994년 작가 이름에서 따온 만화 ‘명탐정 코난’은 24년째 연재되고 있고, 누적 발행 부수 2억 부를 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성공한 탐정 시리즈가 있다. 지난 6월 개봉한 ‘탐정 : 리턴즈’가 대표적.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선전하고 있는 이 영화는 만화방 주인과 전직 형사, 전직 사이버수사대가 합심해서 탐정사무소를 차린 후에 사건을 해결해간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불법이다.

신용정보회사가 아니면 특정인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신용정보보호법 제40조에 대해, 한 경찰관 출신 인사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라며 위헌 소송을 냈으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설탐정을 금지한 것은 몰래카메라 등 조사 과정의 불법행위를 막고 개인정보의 오·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실종자 가족 찾기 등 공권력에 한계가 있는 사건 해결을 위해 사비를 들여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이들에겐 합법적인 통로가 거의 없다.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등에 의뢰해 사기 피해를 보는 경우도 흔하다. ‘범죄부름센터’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심부름센터는 사람 찾기와 민사·형사·가사 등의 증거자료 수집, 경쟁업체 조사 등에 동원된다. 그러나 심부름센터를 찾는 10명 중 8명이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찾는 주부라고 한다. 현재 심부름센터만 3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양성화할 공인탐정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인권침해, 범죄 악용 가능성도 있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탐정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국정과제로 공인탐정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회도 지난 2016년 ‘공인탐정법’ 등 사설탐정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률안 2개를 발의해 계류 중이다. ‘한국판 셜록 홈스’가 언제쯤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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