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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80% ‘性상납 요구받았다’ 증언… 北 군대 ‘인권’ 민망”

이희권 기자 | 2018-07-12 11:28

국내 첫 ‘북한군 인권 실태’ 조사,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탈북 男20·女30명 설문 · 인터뷰
임신되면 유산하려 회충약 먹어
男 92%는 “폭행치사 직접 목격”


“인권 문제만큼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잠시 뒤로 미뤄놓자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70년 이상 이어진 분단의 상처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탓이겠죠. 하지만 북한과 진정한 협력, 상생의 길을 찾고자 한다면 오히려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한 질문을 그들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합니다.”

장세율(49·사진)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12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북한 군인 인권 실태조사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겨레얼통일연대는 지난 10일 ‘북한 선군정치의 불편한 진실-북한 특수부대 및 여군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군·특수부대를 포함한 북한군 내부에 대한 인권실태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군 의무 복무 기간은 남성 10년, 여성 7년으로 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 중 가장 길다.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북한군의 민낯은 참담했다. 장 대표는 “솔직히 말하면 ‘인권’이라는 용어를 가져다 붙이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사 대상자의 92%가 ‘군 복무 시절 폭행치사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급자에게 구타, 폭력과 같은 인권피해를 준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 응답자도 전체의 74%에 달했다. 장 대표는 “10년에 달하는 복무 기간 북한군 대부분은 병사생활부터 하사관(국군의 부사관 해당)까지 복무하는데 하급 병사 시절 당했던 언어폭력과 구타, 폭행 등 인권침해 행위를 초급 간부가 되면서 본인이 부하에게 되풀이해 그대로 자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폭력의 대물림 현상이다.

북한 여군의 인권 실태는 더욱 처참한 수준이다. ‘군에 복무할 당시 상급자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았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80%에 달했다. 장 대표는 “군 내부에서 임신 사실이 밝혀지면 입당취소나 상급학교 추천 배제 등 각종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임신 초기 아스피린이나 회충약을 과다 복용함으로써 유산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올 3월부터 장 대표가 인터뷰한 이들은 북한 특수부대 복무경력을 가진 탈북민 남성 20명과 여군 출신 탈북여성 30명이다. 군 출신 탈북민 회원들이 많이 몸 담고 있는 국내 탈북단체들과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 또 인권 침해 사건의 유형과 형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규명을 위해 설문 조사대상자 중에서 20명을 선정하여 별도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구체적 인터뷰 내용을 묶은 ‘인권실태보고서’를 한국어·영어 판으로 제작해 이달 말쯤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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