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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주국방의 시금석 ‘KF-X사업’

기사입력 | 2018-07-11 14:25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최근 항공기 사진 한 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자주 보는 선진국의 최첨단 전투기를 연상케 하는 그 사진은 한국형 전투기(KF-X)의 설계 형상이었다. 단순 조립생산으로 시작한 우리의 항공산업이 첨단 전투기의 독자 설계 단계로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었다. 이 사진은 지난 30여 년간 우리의 항공산업 발전상을 관심 있게 지켜봐 온 국민에게 적지 않은 감격을 선사했을 것이다.

항공기는 좁은 공간에 수십만 개의 부품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장치다. 현대의 항공기는 전자 및 소프트웨어의 복잡도까지 더해져 이전과는 개발 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단위 부품 상태에서는 잘 작동하다가도 여러 개의 부품이 맞물리면 처음에 예상하지 못했던 오류가 발견될 수도 있다. 항공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 모두에서 복잡하므로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늘 있다. 하지만 비행 중에 이런 오류가 발생하면 그 해당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에 있는 인명과 시설물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는 이러한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준비를 한다.

2016년 1월에 착수한 후 거의 2년 반 만에 기본설계를 끝내고 전문가들을 통해 그 결과의 타당성을 검토받았다. 이 기본설계 단계는 항공기가 군의 요구 성능을 달성할 수 있도록 형상을 정하고 그 안에 들어가는 엔진, 각종 전자 장비, 착륙 장치 등 요소들이 서로 원만하게 통합될 수 있도록 배치하고 서로의 인터페이스를 확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되면 요소별 상세설계에 들어갈 수 있고, 그 후 검토 과정을 거쳐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기본설계 검토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 상황에서 앞으로 2년 반 뒤면 진정한 우리의 독자 전투기 KF-X의 실물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F-X는 능동전자 주사식 위상 배열 레이더를 비롯한 최첨단 전자 장비들이 들어가며 그 성능이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인 KF-16을 뛰어넘는 세계적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비행 제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 핵심 요소들을 포함, 65% 이상의 국산화율을 갖춰 진정한 우리 항공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되고 있긴 하나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것은 냉정한 국제질서에서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한 나라의 방위력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한순간의 전력 규모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할 능력이 없는 국가라면 미래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과거 동서냉전 기간에 공산 체제의 무리한 군비 투자가 결국 체제 몰락을 초래한 중요한 요인이 됐다. 국방에도 경제성의 개념이 요구되는 시대다. 미국은 국방비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그 결과 습득되는 기술은 다시 미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 우리의 자주국방도 이런 총체적 기반에서 구축돼야 한다.

아무도 우리를 위해 대신해 주지 않는다. 최첨단 전투기 같은 고성능 무기의 경우 우리 돈으로 구매했지만, 핵심 부품의 개조는 물론 수리까지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긴급 수요가 발생해도 원제작사의 일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의 개발 의지 천명에서 시작해 수없이 많은 기획과 검토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 일부 부족한 기술에 대해 최대한 지혜를 모으고 엔지니어들의 헌신과 공군의 의지를 바탕으로 이만큼 왔다. 이 소중한 기회를 살려 선진국 수준의 선순환 체계가 달성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응원하고 정부는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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