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경북도당과 경북도 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金 대표 권한대행 기자회견

“직접 청산위원장 맡아 진두지휘
黨조직 규모 10분의 1로 축소
구태청산 태스크포스도 구성
원내·정책중심 정당으로 전환”
혁신안 현실화까진 험로 예상

재선의원들 ‘세대교체’ 주장
선수·계파별 혁신안 ‘입장差’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6·13 지방선거 참패로 궤멸 위기에 처한 당을 재건하기 위해 중앙당을 해체하고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 당의 전권을 맡겨 고강도 쇄신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선거 패배 후 처음 내놓은 쇄신안이 국회의원이 아닌 사무처 당직자들을 겨냥했을 뿐만 아니라 혁신안을 둘러싼 잡음도 여전해 실제 실행에 옮기기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김성태, “중앙당 해체 … 비대위에 전권 부여”=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해체 작업을 진두지휘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이후 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급 위원장과 본부장, 당 대변인, 여의도연구원장 등 당직자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중앙당에서)기획·조직 기능을 뺀 나머지는 다 들어내겠다. 중앙당 조직을 10분의 1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구태와 관습에 안주하는 ‘기득권 보수’가 아니라 국민 인식과 정서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보수’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오늘부터 구태청산 TF를 동시에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 전권을 주겠다”고도 밝혔다. 혁신비대위원장으로는 “당내 인사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외부 인사를 영입하겠다고 했다. 새 지도부 선출 때까지 임시로 당을 이끄는 ‘과도기형 비대위’가 아닌 ‘실권형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기존의 기득권과 당 계파, 어떠한 세력들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전권 혁신 비대위를 출범시킬 것”이라며 “혁신 비대위가 가장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인적청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쇄신 방안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벌써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우선 선거 참패 후 처음 내놓은 쇄신안의 초점이 ‘당직자 전원 사퇴’에 방점이 찍힌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정작 당을 망가뜨린 것은 국회의원들인데 왜 책임은 당직자들이 가장 먼저 짊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도 제 밥그릇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혁신 비대위가 구성된다 해도 인적청산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구심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2월 새누리당이 출범시킨 ‘인명진 비대위’도 인적청산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았으나,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에 대한 징계조치만 내렸을 뿐이다. 홍준표 전 대표 체제의 ‘류석춘 혁신위원회’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로 인적청산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선수별 움직임도 본격화=당내 초·재선 국회의원들은 잇달아 별도 회동을 갖는 등 당 혁신을 위한 움직임도 갈수록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재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특히 당 쇄신을 이끌 차기 리더십과 관련,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것보다 선수 파괴를 통해 내부 인사 중 젊고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만 봐도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이 벌써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데, 우리 당도 사람이 없는 게 아니니까 ‘스피커’를 참신한 인물로 바꿔보자는 얘기가 (지난 15일 1차 모임에서) 많이 나왔다”며 “재선, 심지어 초선에서 인물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초선 의원들은 19일 별도 모임을 갖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자는 의견이 많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병철·김윤희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