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가능한 조기에 실현하도록 관계 당국에 조정을 지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15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아베 내각이 오는 가을을 목표로 북·일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갔으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양국 실무진이 모여 민간인 납치자 문제를 의논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가 열리는 오는 9월 중으로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한다고 분석하며, 9월 중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나 9월 하순 뉴욕에서 진행되는 유엔총회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총리가 방북해서 납치 피해자를 귀국시키는 등의 성과를 내지 않으면 정치 기반이 크게 요동칠 우려가 있어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앞두고 양국 모두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에 대해 일정 부분 양보하는 모양새다. 아사히신문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납치자 문제를 두고 일본과 대화할 열린 자세를 보였다”며 “아베 총리도 기존 압력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서 전환해 김 위원장과 대화할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러시아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의 방러를 요청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하며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가 현실화할 경우 9월 러시아에서 북·일 정상회담에 이어 북·러 정상회담까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