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당국 간 육상·해상 핫라인이 이르면 오는 8월쯤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향후 남북 간 통신실무 접촉과 광케이블 매설 등 가설 공사를 거쳐 핫라인이 완전 복원돼 가동되기까지 최소한 2∼3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내 6·25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공동조사와 지뢰 제거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중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 장성급회담 또는 군사실무회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전날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 복원과 함께 서해 해상에서 함정 간 국제무선통신망을 가동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가동 시기에 대해서는 후속 장성급회담 또는 군사실무회담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 통신선 복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서해지구 통신선이 가동되고 있지만, 북측 구간의 회선이 노후화돼 잡음과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동해지구 북한지역 통신선은 북측지역 DMZ에서 발생한 산불로 회선이 모두 타버려 회선을 신설해야 한다. 다른 소식통은 “후속회담에서 북측 구간의 낡은 회선 교체 및 신설 공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2004년 6월 제2차 장성급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경비함정 간 국제무선통신망 운영 및 시각(깃발) 신호도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이 문제도 후속 군사회담에서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정부 소식통은 설명했다. 남북은 2004년 6월 국제상선공용주파수(주주파수 156.8㎒·보조주파수 156.6㎒)를 이용해 우리 함정이 “여기는 한라산”이라고 부르면, 북측은 “여기는 백두산”이라고 응답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같은 해 6월 14일 첫 가동 이후 잘 운영되다가 북측이 2008년 5월부터 우리 함정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또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에 대해서는 회담 시간상 남북의 기본 입장만 개진하는 수준이었다, 심도 있게 각론까지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DMZ 비무장화를 위한 큰 틀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JSA 비무장화 논의를 시발점으로 DMZ 내 감시초소(GP)와 중화기 철수 등의 의제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해 남북 군사 당국이 이제 첫걸음을 뗐다”면서 “앞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위한 의제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풀어나가자는 데 남북이 공감한 것이 의미”라고 강조했다. 우리 측은 조만간 군 통신선을 통해 이달 말 또는 7월 중 후속 군사회담 개최 방안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