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치료프로그램 200시간도

미성년 제자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시인 배용제(54) 씨가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배 씨는 2011∼2013년 문예창작과 시 창작 과목의 전공실기 교사로 근무하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자신의 지도를 받은 학생을 강제추행하고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입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창작실에서 총 5명의 학생을 강제추행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 씨의 범행은 2016년 10월 배 씨에게 문학 강습을 받은 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서 영향력이 큰 배 씨에게 밉보였다가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다 ‘미투(Me too)’ 운동이 시작된 후에야 입을 열었다.

1, 2심은 “배 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강제추행·간음·준강간을 해 피해자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배 씨는 여러 가지 범행에 대해 향후 깊이 생각하고 많은 반성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배 씨는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했으며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다정’ 등 시집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시집 ‘다정’으로 2016년 ‘올해의 남도 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