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규모 팀스피릿 훈련 중단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 대체
北 이번엔 협의 지킬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방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에도 한·미 간 합의 방식으로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지만 당시 북한은 결국 핵 개발로 돌아섰던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위협이나 핵무기를 통한 공격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약속한다’는 합의문 12조에 따라 북한이 ‘위협’ 대상으로 언급한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다. 그 이전에 한국과 미국은 1976년부터 기존보다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키워 팀스피릿 훈련을 진행해 왔었다. 대규모 병력의 실제 기동훈련으로 진행된 당시 팀스피릿 훈련에서 한국군과 미군은 북한 턱밑인 동해안 일대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벌였고 북한 측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제네바 합의 이후에는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으로 대체됐고 이후 2008년부터 명칭을 ‘키리졸브(KR)’ 연습으로 바꿔 지금까지 계속해 오고 있다. RSOI 및 KR 연습은 북한의 도발 강도에 따라 매년 일정 수준의 병력이 전개됐지만 시뮬레이션 훈련이 주를 이뤄 팀스피릿보다 전개되는 병력이 크게 줄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의 반발로 인해 과거 팀스피릿 훈련과 같은 고강도 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결국 핵 개발에 나선 과거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시 북한은 경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네바 합의를 깨고 영변 원자력연구소의 흑연감속로인 영변 5㎿ 원자로를 재가동했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