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부실운영’ 실태 점검

2兆 정책에 소득수준 미반영
사회안전망 관련 8개 사업서
저소득층 참여자는 24.7%뿐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써가며 저소득층과 장기 실직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접일자리사업’이 부실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 10억 원이 넘는 자산가나 월 330만 원 이상 소득자들이 무더기로 혜택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사업의 전반적인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취약계층 직접일자리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지난해의 경우 ‘직접일자리사업’에 16개 부처, 50개 세부 사업에 걸쳐 2조861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사업을 총괄하는 고용노동부는 이들 사업 중 사회안전망 성격이 강한 8개 사업에 대해 기준 중위소득 60% 초과자와 재산 수준 2억 원 이상자의 참여를 제한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하지만 8개 사업 중 3개 사업은 이 기준을 개발 사업지침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고 나머지 5개 사업은 반영만 했을 뿐 준수하지 않았다. 그 결과, 51만2000여 명의 참여자 중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의 비율은 24.7%(12만6000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75.3%(38만5000여 명)는 소득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소득 200% 이상자도 2만4000여 명(4.8%)이나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은 월 165만2000여 원으로, 60%는 99만1000여 원, 200%는 330만5000여 원이다.

감사원은 고용부가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만 55세 이상을 모두 취약계층으로 분류함으로써 지원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2016년 ‘직접일자리사업’에 참여한 229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만 55세 이상자의 비중은 2014년 68.1%에서 2016년 72.7%로 증가한 반면, 만 55세 이상자 중 저소득층의 비율은 2014년 29.4%에서 2016년 23.2%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번 감사에서는 정부가 관련 사업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일 모아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2016년 65개 세부사업 중 41개의 참여자 정보를 입력하지 않는 등 부실한 운영 실태가 적발됐다. 이로 인해 ‘직접 일자리사업’ 참여자는 최대 2년 안에 다시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기준으로 3년 이상 반복 참여자의 비율이 53.5%에 달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