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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않는 동맹은 ‘죽은 동맹’

기사입력 | 2018-06-15 14:30

염돈재 前 국정원 1차장

‘역사적’인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남북한이 거둔 위대한 승리라며 지난 12일 미·북 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양식 있는 국민은 마음이 착잡하기 짝이 없다. ‘실속 없는 리얼리티 쇼, 껍데기뿐인 세기적 회담, 김정은의 완전한 승리’라는 부정적인 평가 때문은 아니다. 미국이 대한민국 안보를 희생물 삼아 북핵 위협을 제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애초에 미국이 천명한 미·북 정상회담의 목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의 달성이었다. 미·북 정상회담 전날까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CVID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북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CVID가 판문점 선언에서 사용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한식 표현으로 대체됐다.

곧 열릴 고위급 후속 회담에서 논의된다지만, 공동성명에는 비핵화의 원칙과 로드맵도 없고, 비핵화 방법도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별 동시 행동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작심하고 숨길 경우 1만 개나 되는 지하 땅굴에서 야구공 크기의 핵 원료 10여 개를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이 미래의 핵은 덮어두고, 현재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만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현재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 간에 연합훈련 중단 문제가 협의 중이어서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후 “지금은 아니지만, 전쟁 개입 방지와 비용 절감을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은 것이 나의 목표”라고 언급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철수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짙다.

청와대는 한·미 연합훈련은 중단하지만, 주한미군 철수는 ‘비핵화와는 무관하다’는 논리로 연합훈련 중단과 분리해 대응할 계획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뜻대로 되기는 어렵다. 북핵 문제 해결에 최소 2년 반이 소요되면, 대규모 연합훈련은 영원히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훈련 없는 군대는 ‘죽은 군대’가 되는데,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국내외 여건도 우리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 정부는 북한도 주한미군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 요인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고, 김일성·김정일도 주한미군을 용인할 의사를 표시했었다는 점을 들어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을 끈질기게 요구해 온 목적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해체에 있다는 점에 비춰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이 아니라도 한국 내 종북세력들이 그 뜻을 이룰 수도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과 미군 부대 앞에서 반미 시위를 일삼고 미군 시설 및 군인들에게 적대행위를 계속하는데 한국 정부가 방치하면, 미국으로서는 주한미군과 한·미 동맹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동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찰이 김정은 화형식을 하는 사람은 수사하겠다면서 동맹국 대통령의 화형식은 방치하는 나라, 이런 나라를 위해 군대를 파견할 나라는 없다. 한·미 동맹 해체가 시작되는데 정신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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