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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지방의회 유례없는 압승… 與에 문 연 ‘금단의 땅’

최준영 기자 | 2018-06-14 11:51

- 정당별 당선인 분석

2006년 당시 야당 압승 빼고
‘與野 균형’ 다수결과와 대조적

與 ‘보수 아성’서 당선인 배출
한국당 기초단체장 53명 그쳐
광역의원도 605명 vs 113명

중도층 이탈 ‘야당심판론’ 주효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뿐 아니라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압도했다. 수도권과 호남권 등은 ‘싹쓸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서울 강남 3구 등 ‘보수의 아성’에서도 당선인을 대거 배출하면서 진보 진영 ‘금단의 영역’을 허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마무리된 이날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서울·경기·부산 등 14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2곳만 이겼고, 제주는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9곳,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 8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던 것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음을 보여준다. 집권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이처럼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경우는 없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이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에서 승리했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야당이었다.

22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절반이 훌쩍 넘는 151곳에서 승리해 한국당(53곳)의 3배에 육박하는 당선인을 배출했다. 민주평화당과 무소속 당선인도 각각 5명, 17명씩 배출됐다. 4년 전에는 새누리당이 117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해 80곳에서만 승리를 거둔 새정치민주연합에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25개 서울 구청장 선거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휩쓸었다. 한나라당이 25곳을 모두 싹쓸이했던 2006년 지방선거 때의 참패를 완벽히 설욕한 셈이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지역 권력 구도에서 한국당에 절대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강남 3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송파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앞서 민주당이 25곳 구청장 선거 중 20곳을 휩쓴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강남 3구만은 ‘보수 불패 신화’를 이어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깨졌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1995년 민선 구청장 선거 실시 23년 만에 배출된 첫 민주당 소속이다.

부산 지역 기초단체장 16곳 중 수영·서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13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사상·강서·북구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뿐만 아니라 해운대·금정구 등 보수 세가 강하다는 동부산권도 민주당이 차지했다. 부산은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어느 지역구에서도 민주당 단체장이 배출된 적이 없었다. 경남 지역에서도 18개 시·군 중 민주당이 창원시·고성군·김해시·거제시·양산시·남해군 등 6곳에서 승리했다. 이 중 김해시를 제외한 5곳은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민주당 후보가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지역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보수의 상징이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에도 당선의 깃발을 꽂았다. 경북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최초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이번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한국당에 완승을 거뒀다. 광역의원 당선인 수는 민주당이 605명, 한국당이 113명이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각각 1명씩 당선인을 배출했고, 무소속 당선인은 16명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수 궤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야당이 참패하면서 여당 독주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참패하면서 입법·행정·지방권력 모두를 여당이 차지하는 일당 독주 체제가 형성됐다”며 “한국당의 경우 이번에 당 밑바닥 조직도 움직이지 않은 만큼, 당 지도부 사퇴 수준이 아니라 해체 수준의 변화를 요한다”고 말했다.

최준영·이후연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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