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화 끈 놓지않은 美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열린 금융규제 완화 법안 서명식에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격 취소 발표 뒤 여지 남겨…

“北 무모한 행동땐 대응할 준비
최대한의 압박 지속해 나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북한이 표명한 ‘분노·적대감’을 이유로 ‘6·12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면서 “북한이 어리석거나 무모한(foolish or reckless) 행동에 나선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쳐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미·북 정상회담으로 향하던 북핵 협상 프로세스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규제 완화 법안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을 종결(terminate)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도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한 뒤 “(김 위원장이) 건설적 대화·행동에 나설 때까지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와 ‘최대의 압박’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맹인 한국, 일본과도 이야기했고 이들은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군의 작전과 관련한 어떤 재정적 부담이나 비용을 질 의향이 있다”며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회담취소를 통보하면서 “(북한의)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며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도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잠재적으로 큰 기회가 앞에 놓여 있으나 이것은 북한에 엄청난 퇴보(tremendous setback)가 되고 세계에도 퇴보가 될 것으로 본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미·북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유효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