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업계 “영업이익 줄어드는 상황
매출기준 수수료 부담 지나쳐”

규제개선TF ‘특허기간 갱신안’
면세점만 10년제한 부당 지적도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사태로 국내 면세점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관세청은 면세점 특허수수료를 1년 전보다 14배 수준에 가까운 608억 원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개선 권고안이 실질적인 규제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규제도 예고돼 있어 면세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사업자에 부과된 특허수수료는 약 608억 원으로 2016년 43억 원에서 1281%나 급증했다.

면세점 특허수수료는 행정수수료 개념으로 2013년에는 총 1689만 원 수준이었지만, 2014년부터 매출액의 0.05%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2016년 약 43억 원으로 2013년 대비 무려 260배로 뛰어올랐다. 게다가 또 관세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지난해부터 구간을 나눠 매출액 1조 원 이상일 경우 1%로 20배 수준으로 높이고, 매출 2000억 원∼1조 원은 10배 수준인 0.5% 등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업계는 약 553억 원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약 50억 원이나 더 부과됐다. 2013년과 비교하면 무려 3599배 규모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는 바람에 따이공(보따리상)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매출을 유지해도, 각종 수수료를 내고 나면 영업이익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매출 기준의 특허수수료는 과하다”면서 “면세점 규제 개선 TF에도 개선을 요청했지만,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9.2% 감소해 역대 최저인 25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특허수수료는 오히려 전년 26억 원에서 1254% 증가한 352억 원을 부과받았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1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특허수수료는 절반에 가까운 65억 원이었다. 관세청이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납부를 올해 12월까지로 유예해줬지만, 부담은 그대로다.

면세점 규제 개선 TF에서 내놓은 특허 기간 1회 갱신안 역시 결국 10년이라는 기한 탓에 고용 불안, 투자 저해 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카지노와 시내·외 버스는 특정한 허가 및 특허 기간이 없고, 홈쇼핑이나 방송, 통신 등도 일정 기간 특허가 종료되면 갱신이 되는 구조인데 면세점만 최장 10년으로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