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손흥민(왼쪽), 황희찬(가운데) 등 축구대표팀이 23일 파주 NFC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황희찬은 스태프와 몸싸움을 펼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號, 훈련 15분만 공개
구체적인 전술전략 꽁꽁 숨겨
선수들 믹스트존 인터뷰 통제
언론 노출에 최대한 ‘장막’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장외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사실상 첫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은 지난 21일 소집돼 회복에 초점을 맞췄고, 22일엔 메디컬테스트와 중계 방송사 프로필 촬영을 진행했다.

대표팀은 24일부터 ‘장막’을 친다. 훈련 장면을 15분만 공개한다. 물론 전술전략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3일 훈련 직후 “오늘부터 15분만 공개할 생각이었는데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고, 또 취재진이 많이 와 하루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NFC엔 국내 취재진에 AP통신을 비롯한 외신 취재진까지 60여 명이 몰려들었다. 24일부터 적용되는 15분 공개는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간단한 러닝과 스트레칭만 보여주고 공격과 수비, 세트피스 등의 구체적인 전술전략은 꽁꽁 감추겠다는 뜻이다.

인터넷, 콘텐츠 전송속도의 발달로 인해 경쟁국의 정보 획득이 매우 쉬워졌고 또 빨라졌다. 특히 언론의 보도, 즉 기사는 실시간으로 국경을 넘는다. 신 감독은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전술전략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엔 함구령이 내려졌다. 훈련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진행되는 인터뷰도 통제된다. 믹스트존 인터뷰는 선수들과 취재진이 자유롭게 만나는 자리다. 김민재(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권창훈(디종 FCO), 이근호(강원 FC)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전력에서 이탈한 탓에 전술전략의 변화를 꾀하는 신 감독은 새로운 구상, 대표팀의 정보가 새어나가는 걸 경계대상 1호로 지목했다.

신 감독은 솔선수범해 말을 극도로 아꼈다. 변화를 선택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숨겼다. 신 감독은 “기존의 것(전술) 외에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정도만 말씀드리겠다”며 “이미 비디오 미팅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새 전술을 알리고 같이 완성해나가자고 주문했다”고 귀띔했다.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등에서 4-4-2, 4-3-3, 3-5-2 등 다채로운 포메이션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특히 게임 도중 기본 포메이션을 바꿔 상대의 혼란을 유도할 만큼 순발력이 뛰어나다. F조 1차전(6월 18일) 파트너인 스웨덴 언론은 한국 대표팀의 4-4-2에 주목하고 있지만, 권창훈과 이근호가 제외됐기에 4-4-2 운용엔 제약이 따른다. 4-3-3과 3-5-2는 4-4-2보다 측면과 중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신 감독은 전술변화를 즐기는 스타일이기에 ‘팔색조’에 비유된다. 따라서 신 감독이 구상한 새로운 전술은 하나의 포메이션으로 고정되지 않고 변형, 응용 단계를 거쳐 계속 변화할 것으로 추측된다.

신 감독은 “이제 정보전이 시작됐고 지금 더 (자세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2차례 국내 평가전(5월 28일 온두라스전·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대표팀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스웨덴 역시 23일 소집돼 스톡홀름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아직 팀이 완벽하게 꾸려지지 않았다”라며 “다음 주 월요일부터 모든 선수가 모여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툴루즈), 골키퍼 로빈 올센(FC코펜하겐) 등 4명이 소속팀의 일정,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첫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미드필더 알빈 에크달(함부르크)은 “러시아월드컵에선 한국과의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다른 나라와 경기에 신경 쓰기보다 한국전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역시 멕시코시티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멕시코는 지난 17일 10명이 모여 호흡을 맞췄고 이날 스트라이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등이 합류했다.

파주=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