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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이기적 행위… 그래서 살인과 같아”

김구철 기자 | 2018-05-17 12:57

‘연쇄살인 영화’로 칸 찾은 ‘덴마크 巨匠’ 폰 트리에 감독

“잔인한 비주얼 논란 알지만
표현의 한계를 넘고 싶었다…
유지태 배역 쿨하게 잘 소화”


“환영해줘서 감동 받았다. 이상한 말만 시키지 않으면 또 그러진 않을 것 같다.”

지난 2011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치 옹호 발언을 해 비판받은 후 7년 만에 다시 칸을 찾은 덴마크 거장 라스 폰 트리에(사진) 감독은 칸에 오지 못해 힘들었던 시간을 “5년 동안 마르세유 감옥에 갇힐 뻔했다”고 농담을 섞으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멜랑콜리아’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그는 “히틀러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고, 칸영화제 이사회는 그를 기피 인물로 선언하고, 참가 불허 조치를 내렸다.

신작 ‘더 하우스 댓 잭 빌트’가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칸에 온 폰 트리에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이 영화의 해외 세일즈사인 트러스트 노르디스크의 별장에서 한국의 문화일보를 비롯한 각국의 매체들과 만났다. 그는 “2011년에 인터뷰 진행자가 내게 추가 설명을 할 기회를 줬으면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표현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더 하우스 댓 잭 빌트’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잭(맷 딜런)의 범행 장면을 다섯 챕터로 나눠 보여준다. 60건 이상의 살인을 저지른 잭의 범행 중 5건에 집중한 영화는 살인과 시체 유기, 아동 살인 등 잔혹한 장면이 이어져 불쾌감을 전한다. 이런 이유로 공식 상영회 중 100명이 넘는 관객이 상영 중간에 극장을 나왔다고 전해졌다.

오른손 네 손가락에 ‘F·U·C·K’이라는 글자를 문신으로 새겨 넣은 폰 트리에 감독은 건강이 안 좋은 듯 손을 떨며 작은 목소리로 질문에 답했다. 영화에는 주인공이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등 여러 예술가와 자신을 비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에게 “살인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예술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이기적인 행위다. 그래서 살인과 같다”고 답했다.

폰 트리에 감독은 또 계속되는 논란에도 잔인한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나는 표현의 한계를 넘고 싶다. 그런 장면을 피하는 게 치사한 것 같다”며 “나도 그런 장면을 촬영하며 즐겁지 않다. 이번 영화에 어린 시절 잭이 오리 다리를 자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플라스틱 다리를 사용했고, 특수효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머 서먼, 브루노 간츠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 후반부에 한국 배우 유지태가 희생자 중 한 명으로 나와 짧은 대사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유지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받아줬다”며 “집착하는 역할을 쿨하게 소화해냈다”고 말했다.

폰 트리에 감독은 단편 ‘에튀드’를 준비 중이다. 그는 “10분짜리 흑백영화를 시리즈로 제작할 것”이라며 “(한 편을) 이틀 정도 촬영해 36개 상황을 만들 계획이다. 몇 년 동안 나눠서 하면 힘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칸=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사진=노르디스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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