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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수 급급한 네이버… 광고글 방치 年 2조 매출

손기은 기자 | 2018-05-16 11:27

여행·맛집 등 상위글 거의 광고
검색 글 장사로 정보 왜곡 심각
상업 블로거 규제 안하고 팔짱
‘원고료 받은 글’ 확실히 알려야


여론조작의 온상이 됐다는 비판에도 ‘뉴스 장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네이버가 다수 파워블로거들의 ‘글 장사’를 방치하며 연간 2조 원에 이르는 검색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검색 빈도가 높은 여행지, 호텔, 맛집 등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돈을 받고 글을 올린 블로거들의 페이지가 상위에 노출된다. 네이버는 이런 블로그를 자산 삼아 광고 수입을 올리고, 파워블로거는 광고 글을 연일 게재해 억대 수입을 올리며 ‘공생’하는 구조다.

16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검색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에는 정보 왜곡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30대 파워블로거 A 씨는 “네이버 블로그 검색 상위에 걸리는 여행 관련 글들은 대부분 광고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건당 최소 10만~20만 원을 받고 주기적으로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사 및 호텔 예약사이트 등을 홍보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파워블로거들 사이 통용되는 블로그 글 패턴도 있다. 여행지 사진, 개인적 경험담 등을 블로그 글 앞쪽에 배치해 광고 글이 아닌 것처럼 글을 시작하고, 글 후반부에 홍보하고자 하는 사이트의 주소를 거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이런 글들을 방치하는 동시에 전면에 배치하다 보니 홍보를 원하는 업체들과 돈을 벌고 싶어 하는 파워블로거들을 연결하는 업체도 다수 생겨나고 있다. A 씨는 “주로 브로커 역할을 하는 에이전시들이 네이버 메일이나 쪽지를 통해 연락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네이버는 팔짱을 끼고 있다. 이는 축적된 블로그 데이터베이스(DB)가 뉴스와 함께 네이버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광고 블로거를 차단하는 순간 DB가 급격히 줄어 연간 2조 원에 이르는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파워블로거 B 씨는 “상업 블로거들에 대한 네이버의 규제가 사실상 없어 하루에 광고 글을 2~3개씩 올리기도 한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연간 1억 원이 넘는 돈을 버는 파워블로거들이 많다”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직접 블로그 검색을 해 본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네이버 검색창에 최근 선호되는 휴양지인 괌과 사이판의 호텔 검색을 한 결과, 상위에 배치되는 블로그는 모두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글을 쓴 광고 블로그였다. 이들 블로그에는 끄트머리에 ‘원고료를 받았다’고 깨알만 하게 표시돼 있거나, 관련 언급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원고료를 받고 쓴 글이라는 사실을 블로그 앞쪽에 크게 배치하게 하고,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이 같은 블로거를 대거 걸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네이버가 상업 블로그를 방치해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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