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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왕적 단체장’을 뽑을 것인가

기사입력 | 2018-05-16 11:47

지방분권을 목적으로 하고
자치 입법·행정 강화 필요
지방의회 인사권 양보해야
내각제 도입도 고려해볼만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꼭 27년 됐음에도 국민 상당수는 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불신의 원인이야 다양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제왕적 자치단체장’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그러나 유권자들 모두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대가는 자신보다 못난 사람들에게 지배받기를 원하는 것과 같다”는 서양 철학자 플라톤의 지적을 명심하고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제왕적 단체장의 출현을 막기 위해 유권자들은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치분권과 관련한 몇 가지 포인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후보들이 자치분권을 수단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그 자체를 목적으로 생각하는지 살펴야 한다. 예컨대 분권보다 집권이 경제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과거 향수에 젖어 있는 후보들을 경계해야 한다. 자치분권이 경제 발전을 위한 수단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자치분권이 경제 발전에도 더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왔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치분권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후보들을 경계해야 한다.

둘째, 후보들이 어느 수준까지 자치입법권 확대를 주장하는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단일 헌법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에서 지방의회가 국회와 동일한 수준의 입법권을 갖는 게 합당한지, 아니면 현재처럼 지방의회는 조례 수준의 입법권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비현실적 주장을 하는 후보를 우선 경계해야 하며, 동시에 조례 제정 범위 확대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는 후보도 경계해야 한다.

셋째, 자치행정권 강화와 관련해 후보들이 행정안전부가 갖고 있는 인사권과 자치조직권을 어느 수준까지 지자체에 이양할 것을 주장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제왕적 단체장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자생적 자치를 위해 인사권·조직권 이양을 주장하는 후보를 가려내야 한다.

넷째, 자치재정권 확대와 관련한 후보들의 입장도 따져봐야 한다. 현 상황에서 자치재정권을 확대하면 지역별 재정 격차가 심화되는 것은 명백하다. 수도권 단체장들이야 자치재정권 확대를 거침없이 주장하겠지만 비수도권, 특히 재정이 열악한 지역의 경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후보들이 여러 상황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자치재정권 확대를 주장하는지 살펴야 한다.

다섯째, 자치분권으로 비대해질 단체장의 권한을 통제하는 방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체장 견제는 지방의회가 할 수도 있고, 주민소환제처럼 주민이 직접 참여를 통해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후보들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후보자들이 지방의회에 인사권 등을 과감히 이양할 생각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다수 유권자는 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까지 단체장이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을 통째로 넘기거나 정기적인 의회 보고, 고위직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통해 지방의회의 통제권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는 후보야말로 자치분권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여섯째, 단체장을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서 선임하는 식으로 단체장의 위상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도 따져봐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제에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도입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지방의회가 사실상 단체장을 지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는 자치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목격되는 풍경이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지역주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가장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단체장은 그저 집행 업무에만 집중하는 동네 일꾼이며, 주민들과 그들의 대표인 지방의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런 과감한 변화가 이뤄질 때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방자치가 구현된다.

김태영 교수 / 경희대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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